한글과컴퓨터가 18년만에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면서 주가가 13%가량 급등했다. AI 기반 문서작업 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 하락이 예상되자 주주환원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글과컴퓨터는 13.6% 오른 1만5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한컴이 자사주 142만9490주, 총 200억원 가량을 소각하기로 결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소각 물량은 전체 주식 발행량의 5.6%다. 한컴이 지난 3월말 기준 자사주를 171만9551주(발행 물량의 6.73%)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보유 자사주 대부분을 소각하는 셈이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24일이다.
한컴 관계자는 “소각에서 제외된 물량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를 대비한 보유분”이라고 설명했다.
한컴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것은 2005년 9월 이후 약 18년만이다. 대대적인 자사주 소각에 나선 배경으로는 회사 물적 분할이 꼽힌다. 전날 한컴은 기존 웹오피스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한컴AI웹에디터’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한컴이 지분 100%를 보유하는 비상장회사가 될 예정이다.
물적분할한 기업이 비상장사가 될 예정인 만큼 기업 가치에는 변동이 없지만 투자심리 변화 등으로 주가가 하락할 우려가 나올 수 있어 주주환원 방안도 함께 내놨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지난해 9월 7일 풍산은 풍산디펜스를 물적분할한 뒤 비상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심이 악화하며 풍산 주가는 연이어 하락했다. 결국 풍산은 지난해 10월 4일 물적분할을 철회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물적분할은 해외 시장 제품개발에 최우선 집중하고 효과적으로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지속적인 사업 성장전략과 주주환원정책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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