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를 계기로 환경부가 수해 관리를 맡는 게 바람직하냐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물관리 일원화’ 정책에 따라 ‘수질 관리’에 특화된 환경부가 국토교통부의 하천 정비, 제방 관리 권한까지 넘겨받으면서 치수 능력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여당에선 치수 관리를 다시 국토부로 넘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지상욱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국가 중 환경부가 수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곳은 연중 강우량이 일정한 유럽 8개국뿐”이라며 “우리나라 연중 강우량의 70%는 8∼9월 폭우기에 집중되는데 홍수가 나면 (수질 관리를 주력으로 하는) 환경부가 어떻게 치수해서 국민을 구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도 “환경부는 기본적으로 환경 보전을 중시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댐과 보 등을 건설하고 수량을 관리하는 치수 행정과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후 작년 말까지 수문조사, 댐 운영관리, 하천 점용허가, 하천 공사 및 유지보수, 하천시설 관리 등 국토부의 물관리 업무가 순차적으로 환경부에 넘어갔다. 홍수통제소, 수자원공사 등도 소관부처가 환경부로 바뀌었다. 정부 내에선 이번 참사와 관련해 “환경부가 물관리를 넘겨받은 지 1년6개월 만에 전문성 부족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참사와 관련된 미호강(미호천) 일대 정비 사업이 제때 완료되지 못한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국토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미호강 하류와 금강 용담댐 상류 지역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2017년 3월부터 미호강 강외지구 정비사업에 착수해 2021년 12월 완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정비사업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미호강교 도로 확장공사, 국가철도공단의 충북선 개량공사와의 연계 추진을 이유로 2020년 1월 중단됐다. 이후 지난해 1월부터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이 관련 업무를 넘겨받았지만 하천 정비 사업은 내년에나 재개하기로 했다.
특히 미호강 유역에선 6년 전에도 물난리가 났지만 환경부로부터 하천 관리를 위임받은 청주시는 준설 작업을 하지 않았다. 청주시는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이 필요한 예산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란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금강유역환경청은 “청주시가 요구한 예산엔 ‘준설비용’ 항목 자체가 없다”고 해명했다.
곽용희/서기열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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