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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 기업 케링이 구찌의 최고경영자(CEO)로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장 프랑수아 팔루스를 임명했다. 케링이 경쟁사인 루이뷔통모에헤니시(LVMH)의 성장세를 따라잡기 위해 대대적인 경영 쇄신에 나섰다는 평가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수아 헨리 피노 케링그룹 회장 겸 CEO는 마르코 비자리 구찌 CEO가 오는 9월 사임하고 그룹의 장 프랑수아 팔루스 전무가 임시 CEO를 맡는다고 밝혔다. 팔루스 전무는 피노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2013년부터 생로랑을 이끌어온 프란체스카 벨레티니 CEO는 그룹의 브랜드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금융가에서 활동하던 벨레티니는 프라다를 거쳐 2003년 케링 그룹에 합류했다. ‘한물간’ 브랜드로 취급받던 생로랑은 벨레티니가 CEO로 부임한 후 10년간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장 마크 듀플레도 부사장을 맡는다. 그는 그룹의 운영 및 재무를 감독할 예정이다.
구찌는 케링 그룹 매출의 절반,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다. 연간 매출은 지난해 처음으로100억유로를 돌파했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11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경쟁 브랜드인 루이비통이나 샤넬의 성장보다 느린 속도다. 케링은 구찌를 제외하고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케링은 경쟁사인 LVMH와 에르메스 인터내셔널과 비교해서도 주가가 상당한 수준으로 저평가되어있다고 FT는 전했다. 케링에서 구찌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케링 주가는 올해 들어 2.15%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LVMH은 같은 기간 23.8% 올랐고, 에르메스는 28.02% 상승했다.
피노 케링그룹 회장이 자신의 측근인 팔루스를 구찌 CEO에 앉힌 건 구찌의 매출을 더 올려 그룹을 성장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케링 그룹의 한 소식통은 "브랜드 추진력을 회복하는 일은 팔루스 신임 CEO에 달렸다"며 "피노 회장이 구찌 경영에 더욱 강한 지배력을 원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토마스 쇼베는 "케링의 조직개편은 구찌를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패션 업계의 주요 인사이동이 또 있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불가리에서 판매를 총괄하고 있는 렐리오 가바자를 톰 포드 패션의 CEO로 영입했다. 톰 포드를 세계 10대 패션 브랜드 중 하나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 외 유럽, 아시아 등에서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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