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경북지역 산사태가 일어난 지난 주말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당의 원로이고 광역자치단체장이라면 모범을 보여야 하는 건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1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종일 뉴스에서 재해 소식이 쏟아지고 있는데 우리 동네는 괜찮다고 골프를 치러 가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허용된다면 대한민국의 공직기강이 어떻게 정립될 수 있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 윤리위원회가 오는 20일 홍 시장에 대한 징계 논의를 직권 개시하기로 한 데 대해 “홍 시장의 골프도 논란이지만 그 이후 있었던 사후 대응이나 해명들이 국민의 눈높이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아마 그런 내용들을 복합적으로 당 윤리위가 판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 윤리강령 등을 보면 사행행위 유흥 골프 등은 자연재해 등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거나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경우엔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또 진행자가 2006년 당시 한나라당 소속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이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에서 제명된 사례를 언급하자 “과거 수해 봉사 과정에서 실언으로 ‘6개월 당원권 정지’ 중징계받았던 예들도 있다”며 “윤리위가 복합적으로 과거 전례와 형평성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통해 “비상단계 2단계 발령 시 단체장은 관례상 위수지역만 벗어나지 않으면 무엇을 하든 상관없다”면서 “비상 3단계 때 비로소 단체장이 업무 총괄을 하는데, 당시는 비상단계 2단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글에선 “대구는 수해 피해가 없어서 비교적 자유롭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 주말에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느냐”고 반박해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한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홍 시장이 보여주고 있는 여러가지 반응이 당의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런 점을 당 윤리위가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서희연 기자 cu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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