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 등 가맹 사업을 꾸려온 LG생활건강이 사업을 접는다. 실적이 부진해서다. 올리브영 등 멀티숍의 성장으로 소비 수요가 중소 인디 브랜드로 분산하면서 단일 브랜드숍으로는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오프라인 가맹점 계약 구조를 '가맹 계약'에서 '물품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점주들에게 제안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계약 구조를 변경하면 해당 가맹점은 LG생활건강 화장품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 화장품도 자유롭게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올리브영과 같은 멀티숍이 되는 셈이다.
이번 계약 변경 추진은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 등의 가맹사업이 고객 감소 등의 여파로 극심한 사업 부진을 겪고 있는 데 따른 비상 조처다. 회사 측은 "국내 화장품 시장의 구매 패턴이 온라인과 헬스·뷰티(H&B) 매장 중심의 편집숍으로 바뀌면서 그동안 운영해온 단일 브랜드숍(로드숍)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며 "여러 경영주가 폐업을 결정하거나 사업 철수를 고민한다는 현장 목소리를 접하며 더는 변화의 시기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계약을 변경하는 대신 인테리어 개선 비용과 9개월간 매장 임대료 50%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향후 2년간은 할인 행사 비용 지원 등과 같은 프로모션 제도를 유지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아울러 계약 구조 변경 없이 사업 철수를 고민하는 경영주들에게는 다른 업종으로의 전환을 포함한 지원·보상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제품 폐기·반품 지원과 3개월분의 임대료 대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