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5일 25개 자치구에 ‘모아타운 추진 관련 지도점검을 철저히 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되지 않았거나 관리계획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유력한 것처럼 홍보해 갭투자를 유도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위반사항 적발 시 형사고발 등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 과정에서 부동산 신축 현황 및 거래를 분석해 ‘투기 우려’가 있는 지역은 제외하고 있다. 모아타운 신청 전후로 신·증축 신고가 늘거나 소규모 평수 단위로 지분을 쪼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상이다.
서울시는 공인중개사가 모아타운으로 투기를 조장한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는 송파구 삼전동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파구는 해당 공인중개사 사무소 점검에 나서 무자격으로 중개 업무를 하던 보조인을 자격 대여 혐의로 형사고발 조치했다. 삼전동은 유튜브 등에서 “약 1만 가구가 공급될 수 있다”며 모아타운 유력 지역으로 알려왔지만, 실제로는 주민 반발로 동의서 징구가 사실상 멈춘 상태다. 삼전동은 상단(A·B블록)과 하단(A·B·C블록)으로 나뉘어 있다. 블록마다 반대율이 40~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아타운을 주도하던 정비업체 키라에셋이 삼전동 상단 추진위와 계약을 잠정 중단했고, 추진위원장은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시세가 3.3㎡당 6000만원인 빌라의 공시지가가 2200만원이다 보니 빌라 소유자는 자산이 너무 저평가되지만 지분 쪼개기를 한 사람은 집 한 채를 받게 되는 구조”라며 “노후대책으로 마련한 빌라인데 향후 아파트를 2~3채 받더라도 종합부동세와 양도세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노후대책으로 월세를 받아 생활하는 임대사업자 비율이 워낙 높아 임대소득을 포기해야 하는 모아타운은 추진하기 어려운 지역”이라며 “공인중개사의 유도로 외지인이 모아타운을 기대하고 지분을 쪼개 매입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외지인 매수로 최근 소유자가 많이 바뀌면서 시세도 뛰었다”며 “지금 당장 정비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지역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1동에서도 2개 구역이 모아타운을 추진했다가 주민의 반대로 중단되기도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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