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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올초부터 공격적으로 진행한 가격 인하로 차량당 수익이 줄었음에도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2년여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진 영업이익률에 발목이 잡히면서 주가는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사이버트럭, 로보택시 등 신제품 출시 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못한 데 따른 투자자들의 실망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2분기 순이익 20% 증가
테슬라는 19일(현지시간) 장 종료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은 차량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분기 22억6000만달러보다 20% 늘어난 27억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0.91달러로, 월가 추정치인 주당 0.82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자동차 판매량 급증에 힘입어 매출도 껑충 뛰었다. 2분기 매출은 249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69억3000만달러)보다 47% 증가했다. 직전 1분기보다도 7% 늘었다. 앞서 테슬라는 2분기에 전년 대비 83% 늘어난 46만600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2분기 매출총이익률은 18.2%로 전년 동기(25%)는 물론 올 1분기(19.3%)보다 줄었다. 월가 추정치(18.8%)도 밑돌았다. 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더 컸다. 2분기에 전년 동기(14.6%) 대비 5%포인트 떨어진 9.6%를 기록했다. 전 분기(11.4%)와 비교해도 하락했다. 테슬라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건 2021년 1분기 후 2년여 만이다.
테슬라 제품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5만6000달러(약 7098만원)에서 올 2분기 기준 4만5000달러(약 5704만원)까지 내렸다.
테슬라는 낮은 평균 판매 가격과 픽업트럭 신차인 사이버트럭 생산비용이 이익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자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출총이익률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지배력 유지 여부가 관건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보다 2.08달러(0.71%) 내린 291.26달러에 마감했다. 이후 2분기 실적이 공개되자 시간 외 거래에서 전장 대비 4.19% 하락했다. 주가 하락의 주된 이유로 저조한 수익률과 사이버트럭, 로보택시 등 새 성장동력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이 꼽혔다. 테슬라는 2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지난 15일 사이버트럭 첫 생산 소식을 전하며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이날 테슬라 측은 “사이버트럭 생산을 위한 공장 준비 작업이 궤도에 올랐지만 실제 생산은 아직 (판매용이 아니라) 출시 후보 차량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관련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재고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분기 기준 테슬라는 16일 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직전 분기(15일 치)보다 늘었고, 1년 전 같은 기간(4일 치)과 비교하면 네 배로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이 테슬라의 시장지배력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테슬라의 2분기 전기차 점유율은 59%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65%보다 감소한 수치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장서우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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