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물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굿스플로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 이번 인수로 SK에너지의 도심형 물류센터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최근 굿스플로 최대주주인 정태진 대표 등의 보유 지분 44% 등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해당 지분 가격은 250억~300억원 수준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유에너지, 삼화석유 등이 나눠 보유한 나머지 지분 15%도 전량 인수할 방침이다.
SK에너지는 자사가 투자한 공유택배 플랫폼인 줌마를 2020년 굿스플로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분 41%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올랐다. 합병사 경영은 기존 굿스플로 경영진이 맡았다. 이후 굿스플로의 성장세를 확인하자 인수를 결정했다.
굿스플로는 배송정보 솔루션, 풀필먼트,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등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대한통운 국제사업부에서 근무하던 정 대표가 1999년 창업했다. 판매자들이 손쉽게 물류 발송과 모니터링, 배차 관리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매출은 약 220억원, 영업이익은 18억원가량을 기록했다.
SK에너지가 굿스플로 전체 지분 인수를 결정한 이유는 도심형 물류센터 사업을 크게 키우기 위해서다. SK에너지는 오는 10월 서울 양재동에 있는 대우주유소를 시작으로 주요 거점 주유소를 포장·배송·반품 등 전 과정을 수행하는 도심형 물류센터로 전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3월엔 굿스플로를 통해 네이버 및 한진택배와 협업해 소상공인이 배송비를 절감할 수 있는 ‘더 착한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굿스플로 투자 및 인수 결정은 SK에너지 내 P&M CIC(플랫폼&마케팅 사내독립기업)가 주도했다. 석유 판매사업자에서 친환경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한 사내 조직이다. 굿스플로를 시작으로 추가 인수합병(M&A)을 통해 모빌리티 물류 에너지솔루션 분야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활용한 운영 자동화, 무인배송 등 물류산업 혁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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