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년 일몰될 예정인 농어업인에 대한 연금보험료 국고 지원을 2029년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신 의원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으로 곡창지대인 전남 나주를 지역구로 뒀다.
농민과 어업인에 대한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은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의 산물이다. 국내 농업 및 어업 시장이 개방되자 당시 김영삼 정부가 농어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1995년에 지원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매년 고시하는 기준 소득월액(2023년 기준 103만원) 이하 소득자는 보험료 절반을, 초과할 경우에는 월 4만6350원을 정액 지원한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소득 및 자산 기준이 있지만 상당히 느슨하다. 구체적으로는 △종합소득 연 6000만원 이상 △재산세 과세표준 12억원 이상 △농어업 소득보다 다른 소득이 높을 때 제외된다. 하지만 연간 10억원 이하의 농업소득은 비과세되다 보니 국세청도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 않아 국민연금공단에서 소득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현장에서는 연 수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부농도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을 받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인보다 경제 여건이 열악한 자영업자 등에게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하지 않는 등 형평성도 문제다. 국회 연금특위 관계자는 “연금개혁 과정에서 일반 국민의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은 물론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혜택 축소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농어민에게만 연금 보험료를 지원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개정안이 통과되면 연평균 1413억원, 2029년까지 5년간 추가로 7064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농해수위 관계자는 “아직 일몰 기한이 남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논의는 없었지만, 총선 즈음엔 논의에 불이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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