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그룹은 ‘모든 업무를 고객 관점에서 재구성하고 백지 상태에서 재설계한다’는 이석준 회장의 핵심 경영 전략에 맞춰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구체적인 실행 키워드로 ‘디자인’과 ‘디지털’을 제시했다. 사전 정보가 없어도 고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모든 서비스를 디지털화하는 것이 목표다.
농협금융은 모바일에서의 일관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사용자환경(UI), 사용자경험(UX) 품질관리에 나선다. 소규모 계열사의 플랫폼 개선을 지원하고 UI·UX 표준 가이드도 새롭게 정비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이용 패턴을 분석해 직관성과 편리성에 초점을 맞춘 사용자 친화적 플랫폼을 설계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취임 첫 조직 개편에서도 디지털 전환(DT)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농협금융의 DT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농협은행 임원을 늘리고 DT 부문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 애자일 조직으로 별도 운영하던 DT 업무 관련 조직을 각 부서 내 팀으로 전환하고 이를 총괄 관리하는 DT 부문을 조직한 것이다. 특히 농협은행 전반에 대한 DT 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해 DT 부문 내 ‘프로세스혁신부’를 추가했다.
디지털 전략에서는 직급에 상관없이 수평적으로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도록 관련 조직도 재정비했다. 2019년에는 금융권 최초로 서울 양재에 디지털 연구개발(R&D)센터도 세웠다. 그룹의 디지털 전략을 고민하는 동시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연구하는 농협금융의 디지털 전략 컨트롤타워다.
이후 디지털 혁신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끌어오기 위해 관련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NH핀테크혁신센터’도 양재에 열었다. 디지털 R&D센터와 묶어 ‘NH디지털혁신캠퍼스’라는 디지털 싱크탱크를 조성하기도 했다.
디지털 혁신 사업을 고도화하면서 관련 성과도 뚜렷하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 지주 측 설명이다. 핵심 디지털 서비스로 꼽히는 ‘올원뱅크’는 올초 이용 속도가 종전 대비 30% 넘게 빨라졌다.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도 대폭 확대됐다. 앱 이용 시 고령층이나 데이터 전송속도가 느린 지역 이용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업데이트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R&D센터에서 발굴되고 연구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지주 계열사는 물론 범농협 계열사의 서비스를 연결한 ‘풀 뱅킹’ 서비스 제공도 추진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이 서비스를 내년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R&D센터를 통해 금융권 신사업으로 꼽히는 ‘금융과 비금융의 조화’ 사업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는 농협금융이 연구하고 비금융 서비스는 농협금융이 핀테크혁신센터를 통해 육성하는 스타트업이 담당하는 구조다. 농협금융은 모회사 농협중앙회의 인프라도 적극 활용해 금융 소비자의 전 생활을 아우르는 새로운 디지털 금융 환경을 추구할 계획이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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