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서는 신기술과 관련한 기술 설명, 또는 그 기술을 둘러싼 윤리적 논쟁 등에 관한 지문이 종종 나옵니다. 최근 어떤 기술들이 나오고,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알아 둔다면 수능뿐 아니라 논술 등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자동차는 시동을 걸고 내연기관에서 얻는 에너지에 따라 움직이죠. 그리고 그 힘으로 내부의 작은 배터리를 충전해 전기를 저장, 사용합니다. 기존 자동차는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움직인 것이죠. 하지만 시대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이제는 거대한 전자 제품처럼 바뀌었고, 소프트웨어 역할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자동차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가 될 것으로 전망하죠.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 볼까요. 스마트폰이 등장한 건 2010년대 이후입니다. 이전에 쓰던 휴대폰은 ‘피처폰’이라 부르며 통신수단의 역할이 컸죠.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실상 작은 컴퓨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죠.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로 바뀌고, 결국 스마트폰 격인 SDV가 등장한다는 얘기입니다.
SDV에서는 차량이 스스로 진화하듯 업데이트됩니다. 주행 성능뿐 아니라 편의 기능, 안전 사양까지 모두 업데이트하듯이 바꿀 수 있죠. 지금 내 차가 자율주행을 하는데, 기존에는 고속도로만 운전이 가능했죠. 그런데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집부터 직장까지 모든 도로의 자율주행이 가능해진 겁니다. 없던 인공지능(AI) 비서 기능이 생기면서 말만으로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죠. 또 전력 효율화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500㎞였던 주행 가능 거리가 600㎞로 늘어나는 겁니다.
기존 하드웨어 기반의 내연기관 자동차는 본래 하드웨어가 갖고 있는 성능에 제한이 걸려 있지만, SDV는 그렇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데이터가 달라지면서 차량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죠. 이렇게 인터넷과 연결돼 자동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차량을 폭넓게 ‘커넥티드 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지난해 51%였던 신차 대비 커넥티드 카 비율은 2030년 97%에 이를 전망입니다. 모든 신차가 인터넷으로 연결될 시대가 10년도 남지 않았다는 얘기죠.
SDV는 전기·전자 구조 부분, 소프트웨어 플랫폼, 데이터 플랫폼 등으로 구성됩니다. 핵심인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방대한 차량 데이터와 다수의 전장 부품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운영체제(OS)입니다. 우리 컴퓨터는 그대로인데, 새로운 윈도를 깔면 성능 향상을 느끼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데이터 플랫폼은 차량의 주행 정보와 라이프 사이클 정보를 수집, 처리, 분석하는 시스템이죠. 만일 특정 지역에서 최근 사고가 잦다는 데이터가 업데이트된다면 어제까지 해당 지역에서 그냥 달리던 차가 오늘부터는 천천히 속도를 줄이는 겁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회사인 애플은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지만, 향후 애플카 출시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이 자동차를 전자 기기로 인식하고, 자동차가 기계의 한계를 넘어 확장할 것임을 알리는 대목입니다.
다만 SDV가 본격화하기 위해선 자율주행 기술이 필수적으로 받쳐줘야 합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5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는 단순 속도 조절, 2단계는 속도 및 핸들 제어, 3단계는 준자율주행, 4단계부터는 사실상의 자율주행이죠.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닙니다.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내년쯤 4단계 출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2030년 이후에는 자율주행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SDV가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게 되면, 스스로 진화하고 움직이는 자동차가 탄생하는 셈이죠.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기자
2. SDV를 위한 필수 기술인 자율주행 기술이 어디까지 개발됐는지 알아보자.
3. SDV가 보급되면 우리 삶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해 보고 의견을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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