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처리 소프트웨어(SW) 기업 큐램의 위영철 대표는 창립 후 23년 동안 영업 활동을 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18년째 라이센싱 관계를 이어온 데다, 입소문을 듣고 먼저 찾아오는 고객사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 대표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능력에 맞는 대우를 했기 때문에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영상 처리에 문제가 생겼을 때 큐램에 맡기면 다 해결될 것이란 확신을 준 것이 성장 비결"이라고 입을 열었다.
큐램은 위 대표가 2001년 아주대 교수 재직 시절 학생들과 벤처로 시작한 23년차 강소기업이다. 직원은 30여명이고, 연매출 50억원 규모에 영업이익은 15% 정도다. 2005년 자체 개발한 상용 이미지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단말기 영상처리 SW 라이센싱을 맺으면서 수익 구조가 안정화됐다.
2007년 피처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삼성전자 단말기에 큐램 기술이 적용됐고, 2011년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매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에 이른 2016년부터는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딥러닝 기술을 개발해 해양, 국방 등 다양한 분야로 영상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큐램이 보유한 이미지 최적화 기술인 '아톰제이펙(AtomJPEG)'을 활용할 경우 JPEG 화질을 유지하면서 파일 사이즈를 최대 7배까지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위 대표는 "온라인 쇼핑몰, 웹툰 및 클라우드 서비스의 로딩 속도 향상과 저장 공간 절감에 필수"라고 설명했다.
동영상 최적화 기술인 '아톰이륙사(Attom264)'도 큐램의 자랑이다. 화질은 유지하면서 파일 사이즈는 평균 50% 줄였다. 클라우드에 업로드된 동영상을 경량화해 네트워크 비용과 인코딩 시간을 기존 대비 50%씩 절감시킨다는 설명이다.
그래픽 이미지를 최적화하는 '큐미지(Qmage)'는 영상을 JPEG으로 고속 압축·복원하는 코덱 특허 기술이다. 갤러리, 포토에디터, 카메라 특수샷 등 어플리케이션(앱)에 적용해 처리 시간을 줄인다. 2005년 이후 만들어진 모든 삼성 피처폰과 2011년 이후 생산된 갤럭시 단말기에 기술이 적용됐다.
실시간 영상 최적화 전송 기술인 '브이엑스티(VXT)'는 대역폭이 제한된 전송 환경에 최적화된 동영상 압축·전송 시스템이다. 위 대표는 "VXT는 불안정하고 열악한 전송망에서도 끊김없는 실시간 영상 전송을 가능하게 한다"며 "방산 등 잠수함에도 적용된 기술"이라고 알렸다.
머신아이(MachineEye)는 카메라로 입력된 영상에서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신용·체크카드 인식과 면허증, 주민등록증, 여권, 외국인등록증 등의 신분증 인식이 가능하며 사본 판별에 대한 기술력도 갖췄다. 삼성페이 신용카드 인식과 토스앱 신분증 인식에 쓰인다.
위 대표는 영상처리, 압축, AI, 데이터분석 등의 특허 기술을 다수 보유했지만 상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는 "큐램은 이미 현금 유보 상태가 우수하고, 부채도 없는 회사"라며 "외형적 성장보단 직원들이 나이가 들어도 퇴직, 노후 걱정 없이 평생 다닐 수 있는 강소 기업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용인=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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