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사냥’ 나서는 한화생명, 첫 타깃은 T1

입력 2023-07-21 11:09   수정 2023-07-21 11:10


한화생명 e스포츠가 지난 19일 리브 샌드박스를 세트스코어 2 대 0으로 제압하고 8승을 기록했다. 디플러스 기아와 함께 공동 3위에 오르며 2023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불안한 점도 있다. 한화생명이 이번 시즌 소위 ‘서부리그’라고 불리는 젠지e스포츠와 KT롤스터, 디플 기아, T1 등 5위권 내 팀들에게 모두 패했다는 점이다. ‘동부’라고 불리는 6위권 이하 팀들은 모두 잡아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화생명에게 오늘 펼쳐질 T1과의 경기가 중요한 이유다. 플레이오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상위 라운드에서 자신감을 갖기 위해선 서부권 팀들을 상대로 승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 킹겐(황성훈)은 지난 19일 승리 후 인터뷰에서 “동부 팀 상대로는 이기고 서부 팀 상대로 졌던 모습이 트라우마라면 트라우마였다”라며 “T1 전은 그런 걸 깰 수 있는 첫 시작점이 될 것 같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한화생명 입장에서 변수는 페이커(이상혁)의 출전 여부다. T1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페이커 손목과 팔목 통증으로 지난 5일 DRX와의 경기부터 결장 중이다. 당시 T1은 “최소 2주간의 휴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후 2주의 기간이 지났고 최근 ‘칼바람 나락’을 플레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들 사이에선 페이커가 이번 주 경기에 출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페이커가 복귀한다고 해도 합을 맞춘 기간이 짧기 때문에 한화생명 입장에선 T1을 잡아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팀 간 대결에서 핵심 라인은 미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T1에서 포비(윤성원)의 출전이 유력하지만 페이커가 조기 등판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화생명 미드 라이너 제카(김건우)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포비는 물론 페이커를 상대할 것도 고려해 전략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인규 한화생명 감독은 19일 승리 후 인터뷰에서 “(페이커가 복귀한다고 해도) 준비 방식은 크게 바뀔 것이 없다”라며 “최근 T1 경기를 봤을 때, (페이커와 포비) 두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과 선호하는 챔피언이 다르다고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최인규 감독의 이 같은 자신감은 제카에 대한 믿음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제카는 작년 DRX에서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떠오른 ‘초신성’이다. 강한 라인전과 한타에서의 존재감이 강점이다. 이번 시즌도 그는 15분까지 골드 격차가 98로 미드 라이너 중 4위를 기록 중이다. 또한 솔로 킬 횟수가 8회로 1위에 올라있다. 평균 킬 횟수도 3.4회로 2위다. 제카의 무력 앞에서 포비가 얼마나 잘 버텨낼 수 있을지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팀 간 대결에서 한화생명이 승리할 경우 9승을 기록하면서 T1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된다. 하지만 T1이 이길 경우 8승을 기록하면서 한화생명과 더욱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양 팀 모두 서머 스플릿 그 이상을 바라보는 팀인 만큼 기선제압 측면에서도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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