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의 아버지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만나 "아들을 양지바른 묘역에 꼭 묻히게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故) 채수근 상병의 아버지가 책망하기보다 연신 먼 길을 찾아주셔서 고맙다고 하는데, 참으로 면목이 없었다"며 채 상병 아버지의 부탁을 전했다.
그는 "채 상병의 아버지가 마지막에 제 손을 꼭 잡고 '장관님, 양지바른 묘역에 꼭 묻히게 해주세요. 이게 간절한 소원입니다'라고 부탁을 하신다"며 "하늘을 원망하면서도 법과 절차를 지켜야겠지만, 어떤 방안을 찾아서라도 우리 아들 채수근 상병이 양지바른 곳에 엄마 아빠를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순직한 채 상병의 아버지는 전북도 소방본부에서 27년을 몸담은 소방대원이다. 채 상병은 채 상병의 아버지가 아내와 결혼생활 10년 차에 어렵게 품에 안은 외아들이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전북 남원에서 경북 예천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그는 해병대 중대장을 향해 "구명조끼 입혔어요? 입혔냐고. 왜 안 입혔냐고요. 왜. 그게 그렇게 비싸요? 지금 세상에 물살이 이렇게 센 데,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죽겠네 정말. 기본도 안 지키니까"라고 성토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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