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경북 경주·안동 등 주요 관광지에서 지도 앱을 켜면 실시간 버스 위치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국산 보리로 만든 수제맥주를 온라인으로 주문한 뒤 매장에서 수령하는 ‘스마트 오더’도 도입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서비스산업의 디지털화 전략’을 발표했다. 물류, 유통, 금융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산업에 디지털 서비스를 접목해 일상 속 편의를 제고한다는 게 이번 추진안의 취지다.
정부는 주요 관광지나 버스 배차간격이 긴 지역에 초정밀 버스 안내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카카오맵 등 지도 앱을 통해 실시간 버스 위치 정보를 시각화한 형태로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이용자는 자신의 현 위치와 함께 버스가 이동하는 과정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강원 강릉과 동해, 경주, 안동, 세종 등에 이 같은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도입한 뒤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산 보리로 만든 수제맥주를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 길도 처음으로 열린다. 국산 보리로 만든 수제맥주는 국산 재료를 사용하는데도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해 온라인 판매가 금지돼 있다. 이와 달리 국내산 와인을 비롯한 과실주, 탁주, 약주 등은 현행 주류 제조면허상 전통주에 속해 주세 감면과 온라인 판매 혜택을 받고 있다.
정부는 국산 보리로 만든 수제맥주의 스마트오더를 허용해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달리, 키햐, 컬리 등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에서 주문하면 이들 업체가 제휴한 식당과 편의점 등에서 제품을 가져올 수 있다.
정부는 인공지능(AI)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면책 요건도 마련하기로 했다. AI 학습을 위해선 ‘크롤링’(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분류·저장하는 행위) 과정이 수반되는데, 일정 요건에 부합하면 크롤링을 저작권 침해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저작물에 포함된 사상·감정을 향유하지 않은 채 통계적 특성만 학습하고, 저작물에 적법하게 접근하는 경우 등이다. AI 서비스 개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저작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 밖에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국내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자국 모바일페이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간편결제 사업자 간 제휴를 확대한다. 또 위챗, 알리페이 등 간편결제 플랫폼과 모바일 여권 신분 확인 서비스를 연계해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이 여권 스캔 절차 없이 부가가치세를 즉시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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