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매일 라면만 먹는다, 구멍 난 운동화를 신는다며 가난한 정치인으로 자신을 포장했다. 지난해 모은 후원금이 3억3000만여원으로 전체 의원 중 가장 많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그가 2021년 말 코인을 팔아 보유한 현금화 가능 잔액이 한때 99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가난한 척하며 국민을 속인 것이다.
게다가 윤리심사자문위 조사 결과 김 의원은 국회 상임위 도중 200차례 넘게 코인을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회의나 다른 국회 일정 중에도 거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자문위는 판단했다.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사익추구 금지 규정 위반이다. 그런데도 지난달 15일 자문위에 출석한 김 의원은 상임위 도중 코인 거래는 두세 차례뿐이고 소액만 거래했다고 소명했다. 그 뻔뻔함과 이중성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제명 권고에 대해서도 그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형평에 맞게 적용된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누구와, 어떤 사안과의 형평성을 다투겠다는 건가.
제명 여부는 이제 민주당에 달렸다. 현역 의원을 제명하려면 윤리특위 의결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하면 제명은 불가능하다. 여야는 다음주 초 윤리특위 전체회의를 열고 김 의원 징계안을 소위에 회부해 심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한다. 윤리특위는 지금까지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처분이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젠 달라져야 한다. 제명 권고를 받고 윤리특위에 계류 중인 윤미향(무소속) 박덕흠(국민의힘) 징계안도 함께 처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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