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반려견을 죽이고 자기 집에 불을 지른 50대 여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류경진)는 현존건조물방화미수,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9·여)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보호관찰과 정신질환 치료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5월9일 오전 2시39분께 인천시 중구 한 아파트에서 반려견의 목을 졸라 죽이고, 같은 날 오전 3시20분께 주거지 거실에서 옷에 불을 붙인 혐의를 받는다.
당시 "옆집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끈 뒤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2021년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조현병 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이후 증상이 완화돼 퇴원했으나, 통원 치료를 받지 않아 증상이 심화하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감시하고 괴롭힌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화재진압이 늦어졌더라면 다수의 사람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었다"고 질책했다.
다만, "실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인정되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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