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가 지방자치의 혁신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행정 패러다임을 바꾼 서구는 자치 서비스 분야에서 연이어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행정 혁신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
23일 광주시 서구에 따르면 이 기초단체는 지난 5일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주관한 ‘제28회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종합대상과 주민자치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 곳의 기초단체가 2관왕의 영예를 거머쥔 것은 1995년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제정 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전국 226개 지자체 중 첫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 6일엔 한국표준협회 주관 ‘한국서비스 품질지수(KS-SQI)’ 행정서비스 부문에서 3년 연속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서구는 18개 동 행정복지센터와 민원실을 대상으로 친절 컨설팅을 시행해 6개월 만에 친절도 점수를 평균 67.5점에서 83.26점으로 끌어올렸다.
서구는 소통 방식 혁신으로 행정의 신뢰를 쌓아 주민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첫선을 보인 ‘바로 문자 하랑께’는 구청장과 주민의 소통 핫라인이다. 구청장 직통 휴대폰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48시간 내에 답장을 받을 수 있다.
서구 관계자는 “주민이 생활 민원이나 정책 제안을 문자로 보내면 구청장이 내용을 확인하고 담당 부서에서 48시간 내 검토를 거쳐 결과를 민원인에게 유선이나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라며 “번호 개통 11개월 만에 2000여 건의 문자가 들어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구는 18개 행정동을 권역별 거점동과 연계동으로 나누고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정부의 행정혁신 사례에 뽑히기도 했다. 기존 자치구의 행정은 구청이 정책과 사업을 결정하면 일선 동에서 내용을 시행하는 수직적 하향식 소통 구조였다. 민선 8기 서구는 일선 동에서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을 제안하면 구청이 이를 검토한 뒤 시행방안을 마련하는 수평적 상향식 소통 구조를 만들어냈다.
양3동(청춘을 발산하는 추억과 예술마을)은 행정안전부 주관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활성화 지원 사업에 최종 선정됐고 금호1동(상생마을)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동네상권발전소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5년간 최대 100억원을 지원받는다. 동천동(다독다독 책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23 독서아카데미 공모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주민의 복지 기준선을 업그레이드하는 데도 역량을 쏟고 있다. 서구는 주민 건강을 위해 ‘맨발로(路) 산책길’을 확대·설치하고 있다. 전국 유일한 고령자 스마트케어 서비스 구축과 전국 지자체 중 최초의 재택의료센터 운영 등 통합돌봄 사업으로 복지 눈높이를 높여나가고 있다.
서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심화하던 지난해 하반기 소상공인을 위한 특례 보증 지원금을 30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난 3월에는 소상공인에게 각종 정보와 교육,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종합플랫폼 ‘소상공인 경영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최근에는 ‘장사의 신’으로 불리는 김유신 외식업컨설턴트를 강사로 초빙해 소상공인 40명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매출 증대를 위한 맞춤형 컨설팅 강의를 열기도 했다.
민선 8기 취임 이후 ‘함께서구 우뚝서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김이강 서구청장(사진)은 “현장에서 마음을 다하는 소통 행정이 변화와 혁신의 동력이 되고 있다”며 “주민과 함께 마을 중심의 자치도시, 골목 중심의 경제도시, 사람 중심의 복지도시, 생태 중심의 안전도시, 행복 중심의 문화도시를 실현해 지방자치의 새로운 혁신모델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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