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물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이 해외에서 배송됐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관세청이 통관 강화에 나섰다. 전국에서 수백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아직 피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국제우편물과 특송물품(해외 배송 택배)에 대한 긴급 통관강화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경찰 등에 신고된 우편물과 발신자·발송지 정보가 같거나 유사한 국제 우편물·특송화물은 즉시 통관을 보류하고, 엑스레이 검사 결과 내용물이 없는 '스캠 화물'로 확인되면 반송한다는 방침이다.
관세청은 "해외 판매자가 판매실적 등을 부풀리려는 목적으로 상품 가치나 내용물이 없는 우편물·특송화물을 국내 불특정 주소에 무작위 발송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미확인 국제우편물이 이런 스캠 화물과 유사한 형태로 반입된 점을 고려해 스캠 화물로 확인되면 우정사업본부·특송업체와 협력해 해외 반송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수상한 내용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 등은 경찰에 통보하고 있다.
지난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직원 3명이 주문하지 않은 국제우편물을 개봉한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은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고려해 국방과학연구소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지만, 유해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후 수상한 국제 우편물이 배송됐다는 신고는 강원 24건, 인천 107건, 경기 402건 등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관련 112 신고가 987건 접수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위험 물질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 대다수는 오인 신고이며 내용물이 확인된 물품들은 경찰과 군부대로 보내져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관세청은 본인이 주문하지 않았거나 자신과 무관한 곳에서 발송된 소포는 개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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