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22일 치른 제3회 AICE(AI Certificate for Everyone) 정기시험에서 2000명이 넘는 응시자가 ‘베이식(BASIC)’ 시험에 몰렸다. 전체 응시자(3416명)의 60%에 달한다. 베이식은 코딩 언어를 몰라도 되는 비전문가용 시험이다. 인공지능(AI)에 관심이 있지만 깊게 몰랐던 사람들이 베이식 시험 등장을 계기로 AI 배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AICE 사무국에 따르면 직장인 응시자 중 상당수는 담당 영역이 AI와 관련이 없었다. AI가 기업 사업 곳곳에 폭넓게 활용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한번쯤 AI를 배워 활용해보고 싶다’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 국민의 AI 일상화’를 목표로 2027년 내 기업들의 AI 도입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대통령실 직속으로 출범한 조직인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직원들도 AICE 시험에 전원 응시했다.
직전 시험에서 AICE 베이식 시험을 본 서나윤 삼성웰스토리 프로는 “머신러닝을 학습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직접 가공하고, 필요한 결과값을 산출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서 프로는 추후 준전문가에게 알맞은 ‘어소시에이트’ 시험에 응시할 계획이다. 그는 “비전공자여서 개념부터 쌓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AI 전반에 많은 호기심이 생겼다”며 “어소시에이트 시험에선 파이선도 다뤄볼 수 있어 도전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어소시에이트 시험에선 파이선과 각종 머신러닝 라이브러리가 활용됐다. 단편적 지식보다 실제 데이터를 분석하고 AI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묻는 데 초점을 맞췄다. 코딩을 이용해 현업에서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AICE를 도입해 활용 중인 기업·기관은 총 122곳에 이른다. KT를 비롯해 HD현대중공업, 동원그룹, 신한은행, 하나은행, 대웅제약 등이 AICE를 적극 활용하는 곳으로 꼽힌다. 채용 때 AICE 자격 소지자를 우대하는 기업도 30곳이 넘는다.
KT 관계자는 “AICE 출시 1년도 안 된 시점에 응시자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의미가 커 보인다”며 “비전공자까지 AI에 대한 관심을 학습으로 연결하면서 국내 AI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반응이 많다”고 강조했다.
베이식 시험 자격을 취득한 뒤 데이터 전문가로 꿈을 키운 응시자도 나왔다. 오승하 SR광주승무센터 객실장은 “AICE를 통해 AI에 대한 개념과 원리를 학습하고 다양한 데이터 분석 방법을 익힐 수 있었다”며 “관련 능력을 길러 데이터 기획 및 분석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결시율이 낮은 것도 AICE 시험의 장점으로 꼽힌다. 시험을 치른 이틀간 전국 곳곳에 비가 내렸지만 결시자가 많지 않았다. AICE 시험이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돼 날씨와 무관하다는 게 사무국의 설명이다.
정지은/이주현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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