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기준 자산 규모가 2조6700억유로(약 3800조원)에 달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70개국에서 19만여 명의 임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벨기에 은행 포르티스와 룩셈부르크은행 인수 과정에서 벨기에 정부가 최대주주가 됐으나, 본사가 있는 프랑스 정부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평가된다. 투자은행(IB) 부문보다는 소매금융에 무게를 둔 상업은행이다.
2007년 9월 주요국 메이저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 펀드의 평가 및 환매를 일시 중단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서막을 열었다. 그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했고 유로존 최대 은행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에도 레버리지를 활용한 고위험 기업 금융과 파생상품 거래 등 이른바 ‘첨단 금융기법’에 보수적으로 접근해 남유럽 재정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등 크고 작은 위기 상황에서 큰 손실을 보지 않았다.
한국에선 신한금융지주와 20여 년간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2002년 신한은행의 금융지주사 설립 과정에서 주요 주주로 참여했고 자산운용사와 보험사 등을 합작 운영해왔다. 1430억원을 들여 신한금융지주 지분 4%를 차지했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지분 3.55%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지주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6210억원이다. 당시 신한금융은 “정통 상업은행인 BNP파리바와 손잡고 선진 금융기법을 전수받겠다”고 밝혔다. BNP파리바 역시 그동안 적지 않은 배당 수익을 챙겼고 주가도 네 배 넘게 올라 성공한 투자로 평가된다. 2021년 초 신한금융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지분 35%를 모두 사들였고, 같은해 BNP파리바 카디프손해보험도 신한금융이 완전히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한 뒤 신한EZ손해보험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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