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원대 엔화에 '우르르'…한 달 새 12억달러 뭉칫돈 몰렸다 [강진규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3-07-24 12:00   수정 2023-07-24 17:01


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하락한 지난달 엔화예금이 한달만에 12억달러 증가했다. 엔저에 환투자 등에 나선 개인이 늘면서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한달만에 엔화예금이 10억달러 이상 늘어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998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월말 967억9000만달러 대비 30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거주자는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을 의미한다.

통화별로 보면 엔화 예금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5월말 62억5000만달러였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말 74억8000만달러로 12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5월 9억3000만달러 증가에서 증가폭을 키웠다. 10억달러가 넘는 엔화 예금 증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대는 9억7000만달러가 증가했던 2017년 10월이었다.

한은은 "개인의 여유자금 및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예치 등으로 엔화 예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엔저 여파로 원·엔 환율이 하락하자 투자·여행 등을 위해 엔화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지난달 엔화 환율은 800원대를 기록하는 등 엔저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환율이 다시 900원대를 회복하는 등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면서 예금 증가폭이 축소됐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달러화예금은 11억5000만달러 증가한 834억4000만달러, 유로화예금은 3억5000만달러 늘어난 60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기업의 해외유보소득 환류분 및 해외직접투자 자금 일시 예치의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예금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6월 말 851억8000만달러로 한 달 새 25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개인예금은 5억3000만달러 불어난 146억5000만달러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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