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강변 아파트가 감정가(37억원)를 크게 웃도는 42억여원에 낙찰됐다. '한강뷰' 프리미엄과 용산 개발 호재 등이 집값에 반영되면서 신고가마저 갈아치웠다.
24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용산 이촌동 LG한강자이 전용면적 169㎡는 지난 18일 1차 매각일에서 감정가(37억원)보다 5억원 이상 높은 42억3000여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4.4%에 이른다.
입찰보증금(감정가의 10%)이 3억7000만원에 이르는 고가 물건임에도 응찰자 4명이 몰렸다. 2위 응찰자는 입찰금액으로 41억3000만원, 3위는 38억5000만원을 써낼 정도로 대부분 응찰자가 낙찰가를 높게 잡았다.
이번 낙찰가는 일반 매매시장에서 세운 기존 신고가(35억8000만원, 2021년 5월)보다 높다. 통상 경매 시장 낙찰가는 일반 매매시장의 매도 호가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사례처럼 매수세가 강하고 희소성이 높은 물건만 이례적으로 매도 호가보다 높게 낙찰된다.
심지어 이 물건은 전세보증금 33억원인 임차인이 있다. 낙찰가가 33억원보다 높게 형성되면 낙찰금에서 전액 변제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33억원보다 낮으면 낙찰자가 차액을 추가로 물어줘야 하는 구조다. 물론 이 물건은 낙찰가가 보증금보다 높은 만큼 낙찰자가 인수하는 보증금은 없다.
한강뷰 프리미엄과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의 개발 호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물건은 로열동·로열층이라 한강뷰가 보장돼 있다. 일반 매매시장의 매도호가는 한강뷰가 없는 매물은 40억원 초반대, 한강뷰 매물은 40억원 후반대에 형성돼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용산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더불어 여전히 규제 지역으로 남아있다"며 "달리 말하면 투자자들은 그만큼 개발 호재가 계속 이어질 지역이라고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산의 한강변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고 옆 단지인 한강맨션의 재건축이 예정된 만큼 미래 가치가 높은 단지로 보고 매수세가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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