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들 잘 알고 있는 사서(四書) 중에서 '중용(中庸)'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쓴 책으로 동양철학의 중요한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사전적으로는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중용의 개념이 생애 자산관리에도 잘 들어맞으면서 꼭 필요한 자세라는 생각입니다.
돈과 같은 재물을 인생의 절대적 가치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력이란 윤택하고 안정적인 삶에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 것 또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자산관리를 잘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자산관리 방법을 접하게 되는데요. 만약 누군가 '가장 효과적인 자산관리 방법이 무엇일까요?'라고 제게 묻는다면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답변할 것입니다. 자산관리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는 대응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모범답안을 제시해 달라고 하면 무엇보다 '자산관리의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균형은 자산관리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기에 앞서 적절한 기본원칙이 되어줄 수 있고,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성공적인 자산관리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자산관리에 있어서 어떠한 균형들을 잡는 것이 좋은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잡고 가야 할 균형은 현재와 미래의 균형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소비와 저축(투자) 사이의 균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회에 나와 경제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소득이 발생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일부를 현재의 생활을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는 미래를 대비하는 목적으로 저축이나 투자합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소비 성향이 달라 현재에 소비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경우도 있고 저축이나 투자를 통해 미래에 대한 대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요즘 'Yolo(욜로)'라고 해서 인생은 유한하니 현실에 충실하자는 풍조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현재와 미래, 소비와 저축 사이에서 균형을 갖고 계획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100세까지 살고 60세까지 경제활동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40년의 노후 생활을 보내야 합니다. 따라서 현재를 위해서 어느 정도 소비하고 미래를 위해서는 얼마나 저축해야 노후 생활에 문제가 안 생기는지 분석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더군다나 소비의 수준은 한 번 올라가면 쉽게 다시 내려오질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현재 수준보다 더 많은 소비가 일어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소비 생활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저축과 투자에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균형을 잡아가길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NH WM마스터즈 김진웅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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