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24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지 2주 만이다. 그동안 국토부 차원에서 관련 자료를 국민에게 모두 공개하는 등 의혹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다 국책 사업 중단에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 장관은 26일 열리는 국회 국토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의혹 해소를 전제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재개 가능성 등과 관련해 언급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23일 양평 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건설계획 단계를 포함해 지난 7년간의 22개 항목, 55건을 일반에 공개했다. 국토부는 21일부터 부처 홈페이지를 통해 양평 고속도로 종점 관련 궁금증을 국민이 직접 질의할 수 있도록 했다.
원 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에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근거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정쟁화를 중단하면 사업을 재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이번 자료 공개는 무분별하게 제기되는 의혹을 해소하고 국민께 직접 검증받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또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회신한 답변서에서 “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일시적으로 중단(보류)된 상황으로 후속 절차에 대해선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지화를 위한 법적·행정적 절차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여건 변화에 따라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백지화를 위한 절차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고 답해 사업 추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과정에서 종점이 여러 차례 변경되며 5~6개 안이 논의됐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역진은 예타 노선의 종점을 바꿔 다른 도로에 연결할 방법이 있는지 5~6개 안을 계속 검토했다”며 “대안을 제외한 나머지 안은 나들목을 배치하기 어렵거나 인근 마을 침해, 환경 훼손 등의 문제가 있어 선택지에서 제외됐다”고 했다.
국토부는 또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대안 노선은 양평군뿐만 아니라 경기 광주시도 건의한 것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광주시가 국지도 88호선과 양평 고속도로를 직접 연결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예타안대로 추진하면 두 도로의 직접 연결이 불가능하고 대안 노선을 추진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 1월 진행된 2차 관계기관 협의에서 광주시가 변경 노선에 동의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소현/유오상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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