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에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이 사업은 경제적 영향 부문에서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아 사업 진행이 더뎠는데, 최근 울산시가 사업성에 대해 긍정적인 쪽으로 선회했다.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을지에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4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시 내부에서는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달 말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이 사업에 관해 “기업과 직접 전기 공급 계약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만큼 울산에서도 해상풍력 사업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이 언급한 근거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다. 지금까지는 전기를 생산해도 한국전력이 이를 받아서 기업에 판매했는데, 앞으로는 울산시가 직접 기업과 거래할 수 있게 허용하는 법이다. 울산시가 판단을 바꾼 배경이다.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철호 전임 울산시장이 대표 공약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도 이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지난해 말까지 해외 풍력발전업체 5곳이 울산 앞바다에 누적 6.2GW급 풍력발전 사업 허가를 받아놨다.
해외 투자사들은 울산에서 남동쪽으로 58㎞ 떨어진 동해가스전 인근이 평균 초속 8m 이상의 우수한 풍황과 넓은 대륙붕을 갖추고 있어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입지로는 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덴마크 투자운용사 CIP, 영국 GIG·프랑스 토탈, 셸·코엔스헥시콘, 미국계 KF윈드,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 다섯 곳이 울산에서 부유식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2030년까지 1~2GW급 단지를 각각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발전용량만 원자력발전소 6기에 맞먹는 규모로, 총 투자금액은 40조원에 이른다.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은 심해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최대 걸림돌인 어민 수용성 문제에서 자유로운 데다 육지에서 멀어질수록 우수한 바람 자원을 얻을 수 있어 가장 이상적인 풍력발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는 해외 민간투자개발사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울산지역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 이전, 공급망 구축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해외 민간투자사들은 향후 필요한 부지를 확보하는 데도 앞다퉈 나서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기를 제작하려면 발전기 구조물을 보관하는 야적장과 조립 공간인 야드, 구조물을 최종 조립해 바다에 띄우는 안벽 등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100만㎡, 민간사업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제작에 들어가면 최대 300만㎡의 부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세계 해상풍력 발전용량은 2030년 228GW로 증가하고, 2050년에는 1000GW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울산연구원은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2030년까지 계획대로 추진되면 투입 인력이 최소 16만 명에서 최대 31만 명까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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