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아서 작업이 수월했던 것 같아요. 가장 편한 멤버랑 함께하는 앨범이기 때문에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좋은 활동이었고, 명반이었다'고 생각될 만큼 활동을 잘 해보고 싶어요." (셔누)
"셔누 형은 본업을 정말 잘해요. 많은 분들이 (성격이) 무던하다고 알고 있고 로봇 같은 느낌도 있잖아요. 상상 이상으로 그래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이번에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느낀 건데 정말 좋은 쪽으로 많이 바뀌었달까요." (형원)
몬스타엑스 내에서 유독 과묵하고 차분한 두 멤버가 뭉쳤다. 많은 말을 쏟아내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다는 이들은 그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 한 팀을 이루는 데 이보다 강력한 무기는 없으리라. 막강한 팀워크를 선보일 유닛 셔누X형원이 25일 첫 번째 미니앨범 '디 언씬(UN SEEN)'을 내놓는다.
셔누X형원은 최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디 언씬'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몬스타엑스 내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유닛. 형원은 "어떤 부분을 보여드려야 팬분들이 좋아할지 회사랑 회의를 많이 했다. 둘 다 퍼포먼스를 좋아하기도 하고 장점이기도 해서 '퍼포먼스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느낌으로 작업하자'면서 시작했다"고 전했다.
'디 언씬'은 타인의 시선 속 존재하는 수많은 '나'를 맞이하는 셔누X형원의 시선이 담겨있다. 때로는 진짜 내 모습이 무엇인지 헷갈릴 때도 있지만 타인의 시선 속 나의 모습 또한 '나'였음을, 네가 사랑하는 너만의 '나' 역시 내 모습이었음을, 기꺼이 사랑하는 너만의 내가 되기 위한 셔누X형원의 사랑 방식이 담긴 앨범이다.
형원은 "앨범의 주제를 두고 어떤 이야기를 할지 고민했는데 내가 바라보는 나와 타인이 바라보는 나에 대한 시선을 다뤄보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틀곡 '러브 미 어 리틀(Love Me A Little)' 프로듀싱을 맡았다. '러브 미 어 리틀'은 내 본연의 모습과 상대방이 원하는 나의 모습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음을 그린 곡이다.
형원은 "유닛을 진행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곡을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처음엔 내 곡이 타이틀 곡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부담감이 있었다. 내 곡에 자신 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다른 곡을 받아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게 더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일단 최대한 좋은 노래를 만들자는 게 우선이었다"며 "결국 정말 감사하게도 타이틀이 돼서 안 좋은 생각을 하기보다는 결과물을 위해 수정하는 것에 더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신경 쓴 것은 몬스타엑스 때와는 또 다른 셔누X형원만의 매력을 살리는 일이었다. 형원은 "나랑 셔누 형만 할 수 있고,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느낌을 떠올렸다. 둘 다 정적인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잘 표현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퍼포먼스에 강한 팀답게 '보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고. 형원은 "보기에도 재밌을 만한 구성을 위해 보통 중간에 들어가는 댄스 브레이크를 마지막에 넣어 임팩트를 줬다"고 설명했다.
곡 작업의 키를 형원이 쥐었다면, 퍼포먼스 선두에는 셔누가 섰다. 셔누는 "감정을 억누르다가 표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저희가 팀 내에서 키도 크고, 몸도 좋은 쪽에 속해서 피지컬적으로 시니컬하면서도 절제된 섹시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형원은 "둘이 성격이나 무대에서 보여지는 게 비슷한데 또 다른 부분도 많다. 춤 선, 춤추는 스타일도 많이 달라서 같은 춤을 추고 있지만 다른 느낌이 날 수 있도록 표현했다. 중간에 페어 안무도 넣어서 다른 두 사람이 교감하고, 서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연출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무던한 성격에 음악과 퍼포먼스에 대한 열정,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 역할 분담까지 '물 흐르는 듯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셔누X형원이었다.
이번 유닛을 준비하면서 "부딪혔던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었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서로의 역할에 대한 존중이 특히 돋보였다.
셔누는 "곡에 형원이의 정서가 묻어있는 듯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작곡가가 자기의 정서를 넣어서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걸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형원 또한 "노래가 완성되고 형이 안무를 만들어서 왔는데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서 표현하는 걸 보고 놀랐다. 추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 정도로 되게 좋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렇다면 셔누X형원 유닛만의 차별화된 매력은 무엇일까. 셔누는 "몬스타엑스가 강렬하고, 에너제틱하고, 귀여울 땐 귀엽고, 고음이 있는 가창력에 다이내믹한 랩까지 다방면으로 보여줬다면 우리는 콘셉트와 피지컬, 퍼포먼스, 비주얼적인 부분에 있어서 신경을 많이 썼다"고 자신했다.
형원은 "강렬한 걸 하던 몬스타엑스와 달리 정적인 느낌이 우리의 장점이라 생각하고 음악과 무대의 방향을 잡았다. 몬스타엑스에서 유닛이 나온다고 하면 강하고, 무언가를 부수는 느낌을 떠올릴 텐데 '다른 음악이네?'라고 생각하실 거다. 퍼포먼스도 이제껏 해온 스타일과는 달라서 의외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만족도는 앨범에 대한 반응을 토대로 결정될 것 같다고 했다. 형원은 "준비 과정까지는 만족스러웠다. 다만 팬분들의 반응이 있어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셔누 또한 "팬분들의 피드백이 합쳐져야 결과물을 판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활동 열심히 준비했으니 팬분들이 만족할 수 있게 마무리까지 잘했으면 좋겠어요. 군대에 가 있는 멤버들도 있지만 이때까지 해 온 것처럼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몬스타엑스의 활동으로 또 하나가 쌓였으면 해요. 군백기를 마치고 전부 제대하면 2025년 정도인데 그럼 10주년이거든요. 그 해를 의미 있게 보내려면 지금의 해를 잘 보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때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형원)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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