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25일 16: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가 10억 달러 규모 외화채 발행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한국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화채, 기업어음(CP) 등 조달 창구를 다각화하면서 한전채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이날 10억 달러(1조2805억원) 규모 외화채 발행을 확정했다. 만기 구조는 3년물 고정금리부 채권(FXD)으로 구성했다.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 대비 100bp(bp=0.0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책정됐다. 외국 기관투자가의 선호도가 높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으로 발행한 것도 특징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외화채 시장을 주로 활용하는 공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외화채 시장에서 총 16억 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외화채 시장에서 한국전력을 포함해 정부 지원 가능성이 높은 공사채는 외국 투자자의 투자 수요가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린 한국전력의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는 점도 투자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한국전력의 3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원료비와 전력 구입비 감소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kWh(킬로와트시)당 21원의 요금 인상이 결정됐고 석탄·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추후 실적 추정치의 상향 여력이 많이 남았다"며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에는 흑자 전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 시장 교란 주범으로 지목된 한전채 발행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11조4000억원이 넘는 한전채를 쏟아냈다. 하지만 한전채에 대한 자본시장의 우려가 커진 데다 기업어음(CP), 외화채 등 조달 창구를 다양화하면서 한전채 발행 물량이 급감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한전채 발행은 한 건도 없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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