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는 취재·보도 과정에서 언론인이 겪는 트라우마의 실태와 원인을 분석하고 어떻게 대응할지를 소개하는 ‘언론인 트라우마 가이드북 1.0’을 배포한다고 25일 밝혔다. 가이드북은 한국기자협회, 한국여성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다트센터, 구글뉴스이니셔티브가 언론인 트라우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한 ‘언론인 트라우마 위원회’가 제작했다.
가이드북은 대규모 재난, 성범죄, 자살사건 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사건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회피 현상 등을 겪을 수 있다고 소개한다.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거나 부정적 사고에 빠지는 현상, 과(過)각성이나 수면 장애 등도 발생할 수 있다.
가이드북은 2019년 이후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전하는 언론사나 언론인을 향한 공격의 수위가 기자 개인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심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언론인의 트라우마가 심각하게 유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언론인에 대한 공격은 언론인 개인에게 대응을 맡기지 말고 데스크, 언론사, 언론 유관기관, 미디어 학계 등이 함께 관심을 갖고 대처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가이드북은 제언했다. 개인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취재 활동에 영향을 주고 결과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북은 한국기자협회 웹사이트 등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정애 언론인 트라우마 위원장은 “국내에서는 10·29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언론사들뿐 아니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나 한국심리학회 등 유관기관에서도 언론인의 트라우마 문제를 인지하게 됐다”며 “가이드북이 무엇을 고려하고 어떻게 취재해 보도할지 판단하는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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