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두고 ‘한·일 대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쏘렌토를 비롯해 인기 SUV를 줄줄이 내놓자, 최근 한국 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도요타도 신차를 출시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기아는 25일 중형 SUV 더 뉴 쏘렌토의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더 뉴 쏘렌토는 2020년 출시된 4세대 쏘렌토의 상품성 개선 모델로, 3년 연속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차량이다.
더 뉴 쏘렌토는 브랜드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반영해 신차 수준으로 내·외장 디자인을 개편한 게 특징이다. 외관만 보면 전체적으로 기존 쏘렌토보다 차체가 커진 느낌이다. 이른바 ‘호랑이 코’ 그릴은 더 넓게 배치했고, 후드와 범퍼의 크기도 키웠다. 기존 수평형이 아니라 세로형으로 바뀐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도 눈에 띈다.
신차는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준대형 SUV 2024 팰리세이드, 신형 싼타페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국내 SUV 점유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쏘렌토의 국내 판매량은 3만7047대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보다 17% 증가했다. 싼타페 판매량도 1만74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3% 늘었다. 팰리세이드 판매량만 2만4520대로 5.6% 감소했다. 현대차는 다음달 10일부터 신형 싼타페, 기아는 같은 달 중순 이후 더 뉴 쏘렌토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요타도 이날 준대형 SUV 하이랜더의 국내 출시를 발표했다. 팰리세이드와 동급인 3열 구성 7인승 차량이다. 2001년 1세대 등장 후 현 4세대까지 북미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어온 하이랜더는 높은 연비와 편안한 승차감, 다양한 공간 활용 등이 특징이다. 신차는 2.5L 가솔린 하이브리드 동력계를 장착하고 낮은 중심의 안정적인 차체를 갖췄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최근 수년간 일본 ‘불매운동’으로 국내 시장에서 암흑기를 보냈던 도요타는 올해 SUV를 주력으로 차량 판매를 크게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도요타 SUV 라브4(RAV4), 시에나의 판매량은 각각 1430대, 1084대로 지난해보다 65.3%, 124.9% 급증했다.
이에 힘입어 도요타(렉서스 포함)는 아우디를 밀어내고 국내 3위 수입차 업체로 도약했다. 도요타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3980대, 렉서스는 6950대였다. 이를 합산하면 1만930대로, 아우디(9636대)보다 많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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