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우 지수가 11일 연속 상승하며 6년만에 최장 랠리 기록을 경신했다. 투자자 심리 지수도 27개월만에 가장 긍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하는 동시에 기업들이 호실적을 거둔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2% 오른 3만541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는 지난 7일부터 내리 올라 4.7% 상승했다. 이는 2017년 2월 이후 가장 긴 상승세다. S&P500 지수는 0.40% 오른 4554, 나스닥 지수는 0.19% 오른 1만4058에 거래됐다.
에너지 관련 주가 다우 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월가 예상을 웃도는 잠정 실적을 발표한 쉐브론의 주가가 1.97% 올랐다. 원유 가격 상승세도 영향을 미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2.1% 오르며 3개월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른바 '바벤하이머'라고 불리며 미국 극장가를 달구고 있는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 관련 주도 급등했다. 완구 제작사인 마텔 주가가 1.8%, 아이맥스가 2.9% 상승했다.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가 2% 가까이 오르며 은행주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둔 비자(+0.62%), 마이크로소프트(+0.39%) 등 기술주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다만 아메리칸익스프레스(-1.43%), 세일즈포스(-1.05%) 등이 하락해 상승 폭을 제한했다.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결과로 해석된다.
골드만삭스는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35%에서 지난달 25%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20%로 다시 낮췄다. 2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전 분기보다 높은 2.3%로 전망되는 반면 6월 실업률은 3.6%로 하락, 같은 달 근원인플레이션도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높은 성장과 적당한 물가가 조화를 이루는 상태)'로 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티브 아이즈먼 노이버거버먼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금까지는 경기 침체의 증거가 없다"라며 "상승세를 놓치고 싶지 않은 투자자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기업들의 2분기 호실적이 랠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트라테가스에 따르면 24일 전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기업 중 73%는 실적이 월가 기대치를 웃돌았다.
투자자 심리도 27개월만에 가장 낙관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9일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가 발표한 투자자 심리지표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의 51.4%는 강세를, 21.5%는 약세를 전망했다. 중립은 27.1%였다. 이러한 강세 전망 비율은 2021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긍정적인 전망이 꼭 좋은 수익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컨설팅업체인 제프리스의 앤드류 그린바움 부사장에 따르면 강세-약세 전망 차가 30%대에 도달한 다음해의 S&P 지수의 12개월 평균 수익률은 역대 평균보다 1%포인트 낮았다. 그린바움 부사장은 "스프레드 확대는 주식 시장이 앞으로 오를 것이라는 '황금 지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 조사는 고점 신호에 대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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