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서울대 교수직 파면 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한 이유에 대해 "단지 서울대 교수라는 지위 또는 직위해제로 인해 나오는 일부 월급 때문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은 25일 공지를 통해 "저는 교수 자리에 미련을 버린 지 오래이며 그 월급에 집착하지도 않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2020년 1월 29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에서 직위 해제된 이후 1억686만원가량의 급여를 받았다. 3년 반 가까이 강의를 하지 않고서도 1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은 것이다.
그는 "제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던 당시 딸이 받은 장학금이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1심 판결에 대해 강하게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대의 파면 처분을 받아들이는 것은 단지 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저는 일개 시민으로서 기본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전직 고위공직자로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법적 구제 절차에 착수한 것"이라며 "형사소송에서 청탁금지법 등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행정소송에서 파면의 부당함을 인정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20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심사위)에 파면 처분에 대한 소청 심사를 청구했다. 심사위는 징계 등 불이익 처분을 받은 교원이 이에 불복할 경우를 심사하는 기구다. '기각', '각하', '징계 취소' 등의 처분을 내리는데, 심사위가 '징계 취소'를 결정하면 서울대 측은 조 전 장관을 복직시켜야 한다.
서울대 교원징계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조 전 장관의 교수직 파면을 의결했다. 2019년 12월 31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이듬해 1월 29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에서 직위 해제 조치된 지 약 3년 5개월 만이었다.
조 전 장관은 이때도 불복을 시사했었다. 당시 파면 의결 직후 조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변호인단은 서울대의 성급하고 과도한 조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조 전 장관은 교수의 기본적 권리를 지키고 전직 고위공직자로서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즉각 이 결정의 부당함을 다툴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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