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행인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힌 조모(33·구속)씨가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받았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6일 오전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조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진행했다.
당초 검사는 전날 오후로 예정됐으나 조씨가 거부하며 연기됐다. 앞서 조씨는 자술서를 쓰겠다고 하고는 "오늘은 감정이 복잡하다"며 검사 거부 의사를 밝혔다. 끝내 자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40점 만점의 검사에서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결과는 열흘 정도 후에 나온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지하철 신림역 2호선 4번 출구 인근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이후 골목 안쪽으로 이동해 30대 남성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그는 첫 범행 13분 만인 오후 2시 20분 인근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앉아 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조씨는 범행 10분 전 흉기를 훔친 뒤 택시를 타고 신림역 인근에 도착하자마자 범행했다. 범행 전날 오후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컴퓨터도 부순 것으로도 조사됐는데, 이와 관련해 "범행을 미리 계획했고 발각될까 봐 두려워 스마트폰을 초기화했다"고 진술했다.
또 그는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아울러 경찰은 "오래전부터 살인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오랫동안 나보다 신체적·경제적 조건이 나은 또래 남성들에게 열등감을 느껴왔다" 등의 진술도 확보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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