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창 빈 총구 겨누고 격발… 후임폭행 일삼은 해병대 '실형'

입력 2023-07-26 18:28   수정 2023-07-26 18:29


해병대 복무 시절 후임병을 이유 없이 폭행한 2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심심하다"는 이유로 후임병에게 탄창이 빈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는 등의 가혹행위도 일삼았다.

창원지법 형사4부(장유진 부장판사)는 직무수행군인 등 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경북 포항 소재 해병대 한 부대에 복무하면서 2020년 6월부터 2021년 1월까지 후임병 6명을 상대로 수십차례에 걸쳐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심심하다는 이유로 삽탄되지 않은 가스발사총 총구를 후임병과 약 15㎝에서 조준한 뒤 3회 격발하며 후임병을 협박했고, 재밌는 얘기를 해보라고 한 뒤,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침상에 머리를 박게 한 뒤 목발로 후임병 엉덩이를 3차례 폭행하기도 했다.

2020년 8월에는 후임이 통화 중 웃었다는 이유로 "나이 먹고 와서 왜 그딴 식으로 하느냐. 어린애한테 욕먹으니까 X같냐"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A씨는 흉기로 협박하거나 폭행한 적이 없고, 피해자들과 장난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장난은 하는 사람과 당하는 사람 모두가 재미있고 불쾌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하는 행위로, 장난을 하는 사람만 즐거운 행위는 괴롭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을 살펴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폭행 내지 협박에 해당한다"면서 "선임병 지위를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폭행,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피해자들이 겪었을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 범행은 후임병 개인적 피해에 그치지 않고 군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군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까지 저해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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