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매출 대비 인건비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여행서비스업이다. 그전엔 국내외 호텔들이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투숙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매출과 비용(인건비) 사이의 균형점을 찾다 보니 여러 서비스가 사라지거나 일부는 ‘기술’로 대체됐다.
가장 먼저 고객을 맞이하는 호텔 프런트데스크. 대면으로 하던 체크인·체크아웃 절차는 간소화된 지 오래고 호텔의 꽃으로 불리는 룸서비스는 5성급 호텔을 제외하곤 아예 없어졌다. 넌지시 포장 혹은 배달 앱 사용을 유도하기도 한다.
필자는 최근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아날로그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받는 일본조차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비대면 QR코드로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한 것을 보고 놀랐다. 카카오페이 바코드로 식당 결제를 즉시 할 수 있을 정도로 체질 개선이 완료된 상태였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쉽게 여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본식 아날로그 풍취를 기대하고 간 나로서는 사실 매우 생경한 장면의 연속이었다.
숙박은 2015년 일본 종합여행사 HIS가 오픈한 헨나호텔로 정했다. 이곳은 객실 로봇, 안내 로봇, 짐 보관 로봇, 접객 로봇 등 78대의 로봇이 호텔 전반에 투입돼 있다. 50명이던 직원을 15명으로 줄였다고 한다. 핵심 상권에 있지만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다른 호텔 대비 평균 1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었다.
높아지는 인건비를 상쇄하기 위해 기술로 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그만큼 그 나라만의 경험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MOT(moment of truth·결정적 순간)’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여행이란 단순히 좋은 호텔에 묵고 지역 명소와 맛집을 거쳐가는 과정이 아니라 현지인을 만나 언어와 문화를 교류하고 서로 다른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며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이 시점에서 호텔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과 로컬큐레이션 전략 등 고객 경험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무형의 가치로 여행자의 경험을 리드하는 것이 미래 호텔 서비스산업의 방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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