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공연장 콘세르트헤바우의 전속 오케스트라로 창립된 RCO는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과 함께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최정상 악단이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파비오 루이지(사진)가 지휘봉을 잡고,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협연자로 나선다.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평론가들은 RCO를 두고 “관록과 유연함을 모두 갖춘 악단”이라고 평가한다. 오랜 역사(135년)에서 묻어나는 ‘전통’과 다국적 연주자(25개국 121명)로 대변되는 ‘개성’이 어우러진 오케스트라다.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베를린 필하모닉과 빈 필하모닉을 제치고 이 악단을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로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RCO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구스타프 말러,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와 같은 위대한 작곡가들이 지휘한 악단이기도 하다. 빌렘 케스, 마리스 얀손스, 다니엘레 가티 등 거장들이 수석지휘자를 맡았고, 2027년부터는 이 자리를 차세대 스타 지휘자인 클라우스 메켈레가 지킨다.
이번 무대를 이끄는 지휘자 루이지는 댈러스 심포니 음악감독,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도쿄 NHK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등을 맡고 있다. 뮌헨 필하모닉,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도 손을 맞췄다. 2013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과 함께 녹음한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로 그래미상 ‘올해의 오페라 음반상’을 받기도 했다.
협연자로 나서는 브론프만은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 피아니스트다. 테크닉과 힘, 서정성 짙은 연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브론프만은 2015년 런던 심포니와 협연 당시 손가락이 찢어진 상태인데도 완벽한 연주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피아노 건반에 핏자국을 남긴 그 공연으로 브론프만은 유명해졌다. 그는 특히 러시아 레퍼토리를 잘 소화해 ‘러시아 낭만 음악의 스페셜리스트’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과 협연한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앨범으로 1997년 그래미상 협주곡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공연은 11월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예매는 26일부터 시작됐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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