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무성이 26일 발표한 인구동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 기준 일본인 인구는 1억2242만3038명으로 1년 전보다 80만523명 줄었다. 인구가 1년 새 80만 명 넘게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일본의 인구는 2009년 1억2707만6183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14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1973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47개 광역 지자체 전 지역에서 인구가 줄었다. 전통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오키나와도 인구가 처음 감소했다. 인구의 4분의 1이 모여 있는 수도권 지역(도쿄도·가나가와현·지바현·사이타마현) 인구도 3353만7661명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반면 일본에 주소지를 둔 외국인 인구는 299만3839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67년 일본 인구의 10.2%를 외국인이 채울 전망이다.
외국인 인구 덕분에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율은 59.08%로 소폭 반등했다. 일본의 생산연령인구가 늘어난 것은 1994년 조사 이후 처음이다. 국제협력기구(JICA)는 2040년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외국인 근로자가 현재의 4배인 675만 명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인구 절벽이 가팔라지는 가운데 인구가 늘어난 기초 지자체들도 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구가 늘어난 기초 지자체는 육아 지원 제도를 늘렸거나 기업이나 관광 리조트를 유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육아 지원제도는 젊은 세대 유입, 기업 유치는 고용 창출, 관광 리조트 신설은 외국인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돗토리현 히에즈손은 지난해 어린이집과 아동복지관, 육아지원센터를 일체화한 육아 전문시설 ‘미라이토 히에즈’를 열었다. 신혼 및 육아 세대의 주택 구입 지원 제도도 강화하면서 인구가 0.67% 증가했다.
이시카와현 노노이치시는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부모의 3세 미만 자녀를 전문적으로 보살피는 시립 보육시설을 세우면서 인구가 0.28% 늘었다.
TSMC 공장이 들어서는 구마모토현 기쿠요초와 인근 아이시시의 인구는 각각 0.87%와 1.21% 늘었다. 홋카이도 시무캇푸무라는 지난해 두 곳의 리조트호텔이 문을 열면서 인구가 13.4% 증가했다. 기초 지자체 가운데 인구 증가율이 1위였다. 호텔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급증한 덕분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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