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중 대표가 중요 부위 만져"…성인화보 모델들 단체 미투

입력 2023-07-26 19:25   수정 2023-07-27 18:07


성인용 온라인 화보 제작사 아트그라비아 소속 모델들이 이 회사 대표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대표를 강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성인화보 모델 강인경(25)씨는 26일 유튜브에 '아트그라비아 대표의 성폭행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강씨는 아트그라비아 대표 장 모씨가 다수의 소속 모델들에게 지속해서 성폭력을 가해 왔다고 주장했다.

2020년 창간한 아트그라비아는 일본식 성인화보 '그라비아'를 우리나라에 들여와 온라인 화보집을 발간하고 있는 회사다.

이날 방송에는 아트그라비아 소속 모델 장주·우요·시라가 출연해 장 대표에게 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장주는 "2020년 2월쯤 경기도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장 대표가 촬영 중 '다리가 침대에 내려오도록 누워'라고 했다"며 "이후 니트를 올리더니 강제로 내 중요 부위를 손으로 만졌다"고 밝혔다.

장주는 장 대표가 자신을 성추행하려 할 때마다 불쾌함을 드러내고 거부 의사를 표시했지만, 이같은 행동은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장주는 "장 대표는 '네가 촬영을 잘할 수 있도록 내가 도와주는 것이다. 눈을 감고 느껴라. 그냥 내가 남자친구라고 생각하고 즐기면 되지 않냐'고 말해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했다"며 "또 '너의 표정이나 눈빛이 좋지 않아 도움을 준 것뿐이다. 다른 모델들한테는 그러지 않는다.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다.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로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우요와 시라도 유사한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우요는 "매번 이런 행위들을 당할 때마다 확실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장 대표는 '네가 잘 될 것 같고,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러는 거다. 다른 모델들한테는 이런 행동 절대 안 한다. 네가 특별하니까 이러는 거다'라고 반복해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나만 참고 버티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다가도 계약 기간을 생각하면 '그냥 죽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말하고 싶어도 돌아올 경제적 보복과 평소에도 자주 행하던 욕설과 고성들이 두려웠고, 제가 사는 집까지 찾아와 할 해코지가 두려워 말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시라 역시 "저 또한 오랜 기간 여러 차례 강간을 당했고, 제가 반항하자 억압했다"며 "심지어는 핸드폰으로 동영상도 찍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피해자분들과 마찬가지로 장 대표는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협박했다"며 "동영상이 유출될까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모델 활동을 지속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기에 참고 다 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 외에도 아트그라비아에서 일했던 7명의 전·현직 모델들이 SNS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장 대표 측 변호사가 "방송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보낸 메시지도 공개됐다.

장 대표 측은 "합의금 명목으로 2억원 및 주식 50%를 대가로 요구한 것도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이들에게 전했다. 이에 대해 강인경은 허위사실이라며 장 대표와 통화한 음성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아트그라비아 장 대표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아직 경찰 조사가 이뤄지기 전이다"라며 "아트그라비아 측 주장과 증거에 따르면 상당 부분 사실관계가 다투어지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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