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몰 웨스트레이크의 연면적은 약 35만4000㎡(약 10만7000평)으로 베트남 최대 규모의 유통 시설이다. 축구장 50개를 합한 규모로 경기 고양시 킨텍스 연면적(33만9503㎡)을 넘는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28일 ‘프리오픈’ 형태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일부 시설의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오는 9월 22일에 전면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메인시설인 쇼핑몰은 지하 2층부터 5층까지 총 7개 층으로 이뤄졌다. 1층엔 베트남에선 최초로 럭셔리 뷰티 브랜드 샤넬과 디올이 부티크형 코스메틱 매장을 열었고, 나이키의 ‘나이키 라이즈’, 삼성전자의 ‘삼성 익스피리언스’ 등 대형 플래그십 매장도 들어섰다. 베트남에 처음 출점한 브랜드가 25개, 플래그십 콘셉트 매장이 32개다. 총 233개 매장 중 85개 매장이 지역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장으로 구성됐다. 트렌드에 민감한 베트남 젊은층을 겨냥한 것이다.
이미 베트남에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도 오픈 채비를 마쳤다. 오는 9월 8일 문을 여는 롯데마트는 쇼핑몰 지하 1층에 영업면적 4300㎡(약 1300평) 규모로 식료품 진열 비중을 전체 면적의 90%까지 늘렸다. 식료품에 특화된 ‘그로서리 혁신형 점포’다. 한국 직송 과일, 다양한 간편식 제품은 물론 떡볶이·김밥·양념치킨 등 현지에서 인기있는 K푸드를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가공식품 차별화를 위해 롯데마트 자체브랜드(PB) 제품들과 롯데월푸드 제품만을 파는 ‘롯데 스테이션’도 구축했다. 이밖에도 1층엔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와인전문점 ‘보틀벙커’도 800㎡ 규모로 자리했다. 와인·위스키 등 총 3500여종의 주류를 판매한다.
롯데쇼핑 계열사만 입점한 건 아니다. 쇼핑몰 양쪽으로는 각각 23층 높이의 호텔과 오피스가 들어섰다. 롯데월드는 9000㎡(약 2750 평) 규모의 아쿠아리움을 선보였다. 400여종의 해양 생물 3만1000여마리를 갖췄다. 베트남 도심 내 위치한 아쿠아리움 중엔 역대 최대 규모다. 롯데월드가 서울·부산 등 국내를 넘어 해외에 처음 문을 연 사업장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호텔동엔 ‘L7 바이 롯데 웨스트 레이크 하노이’가 들어섰다. 롯데호텔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L7가 해외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에서와 달리 4성급이 아닌 5성급으로 꾸며졌다. 롯데컬처웍스는 9개관, 1007석 규모의 롯데시네마를 오픈했다.
베트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글로벌 유통 공룡들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베트남의 백화점 수는 109개, 대형마트 수는 373개로 전년대비 각각 13.5%, 3.6% 늘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서 총 1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베트남에서 5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태국계 대형마트 체인 ‘빅씨’ 등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하노이와 호치민에 위치한 매장 두 곳 모두 고소득층을 겨냥해 프리미엄으로 단장하며 고급화 전략을 고수해왔다. 이번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영 앤 리치’라 불리는 고소득층 20~40대 젊은 가족이 타깃이다. 베트남이 인구 약 1억명에 만 15세 이상 노동 가능 인구가 5000만명이 넘는 ‘젊은 국가’란 점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 놓아야 베트남 소득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경쟁력이 더욱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은 베트남 최초의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어린이 실내 놀이터 ‘챔피언 1250’ 등이 쇼핑몰 내에 전면 배치했다. 서점·갤러리·쿠킹스튜디오 등으로 채운 복합문화공간 면적만 약 4500㎡(약 1400평)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가 베트남 내수 진작 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국내 브랜드가 입점하는 만큼 베트남에 처음 매장을 여는 국내 기업들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베트남 국민들과 관광객들이 베트남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대표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이를 통해 롯데쇼핑은 아시아 쇼핑 1번지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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