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살렸다"…'희귀 심장병' 앓던 2살 카자흐스탄 아기

입력 2023-07-27 14:02   수정 2023-07-27 14:03


선천성 희귀 심장병을 앓던 2살 카자흐스탄 아기가 한국 병원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엡스타인 기형'이라는 희귀병을 앓던 카자흐스탄 국적의 아미나 베케시가 지난 11일 6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해 26일 무사히 퇴원했다고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엡스타인 기형은 태아기 심장 발생 과정에서 판막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생기는 선천성 심장병이다. 비정상적인 판막의 모양으로 인해 혈액 역류가 발생하며, 수술 시기를 놓칠 경우 우심실 기능 부전이나 부정맥 등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아미나는 현지서 수술을 받지 못해 애태우던 상태였다. 태어났을 때부터 호흡 곤란이나 입술이 파래지는 등의 증세를 보였지만 카자흐스탄 현지의 병원에서는 의료기술 문제로 치료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다른 나라에 갈 수도 없었다.

서울성모병원은 아미나의 사연을 전해 듣고 가톨릭중앙의료원 사회공헌 전담기구인 가톨릭메디컬엔젤스의 협조를 구해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한국으로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심장혈관흉부외과 이철 교수가 집도했다. 이 교수는 비정상적인 심장 판막을 정상적인 모양과 비슷하게 만들어 기능을 회복시키고 비대해져 있던 아미나의 우심실 크기를 줄여주는 수술을 했다.

병원은 수술 후 심장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던 아미나가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으며, 앞으로는 현지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아미나의 어머니인 디나라 무카노바 씨(36)는 "모든 의료진과 병원에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쾌적한 병실과 외국인 환자식을 제공해줘서 고마웠다"고 인사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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