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년간 아시아 지역의 온난화 추세가 그 직전 30년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빨라지면서 곳곳에서 수해와 가뭄 등이 빈발하고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빚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7일(현지시간) 아시아 기후 현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아시아 평균 기온이 역대 기록 가운데 2∼3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1991∼2020년 평균 기온보다 0.72도 높다고 발표했다.
1991∼2020년 아시아 평균 기온은 1961∼1990년보다 1.68도가량 높아졌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1991년부터 2022년 사이의 아시아 온난화 추세가 1961년부터 1990년 사이의 2배에 이를 정도로 급격하게 진행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수면 온도 역시 빠르게 상승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라비아해 서북부와 필리핀해, 일본 동쪽 해역의 온도는 최근 10년 사이 0.5도 넘게 상승했다. 이는 전 세계 해양 표층의 온난화 속도보다 3배가량 빠른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급격한 온난화는 막대한 피해를 내는 자연재해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난해 아시아에서는 기후 관련 재해가 81건 발생했고 이 가운데 83% 이상이 홍수와 폭풍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5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5000만명 이상이 재해의 영향을 받았으며 360억 달러(45조9000억여원)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낳았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파키스탄에서는 우기가 시작된 지 3주 만에 기존 연간 평균 우기 강우량의 6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고,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3300만명 이상이 홍수의 영향을 받았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에서는 지난해 가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76억 달러(9조6900억원)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아시아 고산 지역에 있는 빙하도 손실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아시아 지역의 빙하는 따뜻하고 건조해진 날씨로 고통을 받았고 이는 미래의 식량 안보, 생태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WMO는 아시아 지역의 온난화와 기후변화는 농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어 기상을 모니터링해 자연재해를 조기에 경보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농업과 식량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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