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장 주식의 첫날 가격 제한폭을 최대 400%로 확대한 후 이어진 공모주 ‘대박 행진’이 막을 내렸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를 밑도는 주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26일 상장한 버넥트는 거래 첫날 종가가 공모가(1만6000원) 대비 26.8% 하락한 1만1700원이었다. 가격 제한폭이 변경된 후 상장 첫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첫 공모주였다. 희망 공모가 범위(1만1500~1만3600원) 상단을 초과한 공모가를 제시한 게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27일 상장한 파로스아이바이오의 주가는 가격 하락 제한폭인 -40%에 근접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이 347.4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날 종가는 공모가 1만4000원 대비 37.6% 하락한 8730원이었다. 같은 날 상장한 에이엘티도 공모가 2만5000원보다 9.8% 하락한 2만2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장일 가격 제한폭을 공모가격의 400%로 확대한 이후 시장 변동성은 커졌다. 지난달 26일 제도 변경 이후 처음 상장한 시큐센은 첫날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205%까지 상승했다. 필에너지(237.0%)와 이노시뮬레이션(133.3%), 알멕(99.0%) 등도 공모가 대비 종가 수익률이 100~240%까지 치솟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지난 19일 상장한 센서뷰(51.7%)를 시작으로 와이랩(15.0%) 뷰티스킨(25.3%) 등의 첫날 수익률은 10~50%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말 이후 상장한 공모주는 모두 첫날 급등한 뒤 계단식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종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신규 상장사는 와이랩, 뷰티스킨, 오픈놀, 이노시뮬레이션, 버넥트, 파로스아이바이오, 에이엘티 등이다. 제도 변경 후 신규 상장한 11곳 중 7곳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첫날 공모가가 급상승한 뒤 연일 하락해 투자자들 사이에 학습효과가 나타났다”며 “공모주 열기가 진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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