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사상 최대 수준의 경영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와 함께 기아도 동반 질주하면서 부품사까지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역시 이날 역대급 실적을 내놨다. 자동차업계 성장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아의 실적 상승은 판매 증가에서 시작된다. 기아는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10.1% 증가한 80만7772대를 판매했다. 판매의 ‘질’도 좋았다. 수익성이 높은 레저용차량(RV)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다. 대당 판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상승한 3460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RV 판매 비중 역시 사상 최대치인 68.0%(중국 제외)를 기록했다.
친환경차 판매 증가도 눈에 띈다.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등을 앞세워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어난 15만 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 비중은 1.2%포인트 상승한 18.9%를 달성했다. 기아 관계자는 “견조한 수요가 유지된 가운데 생산 정상화에 따른 공급 확대로 판매가 증가했다”며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확대, 인센티브 절감에다 우호적 환율 영향이 더해져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V9이 본격 판매되는 하반기 전망도 밝다. 기아는 이날 “근본적인 수익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며 연간 손익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올해 매출은 기존 97조6000억원에서 100조원 이상으로, 영업이익은 9조3000억원에서 최대 12조원으로 올려잡았다. 영업이익률은 9.5%에서 최고 12.0%로 조정했다.
기아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과 관련, 당장은 수익성보다 시장 점유율 유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당분간 수익성보다 시장을 지키는 데 좀 더 무게를 둬야 할 것”이라며 “일정 부분 필요하다면 가격도 양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대위아는 2분기 매출 2조2851억원, 영업이익 6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9%, 22.8% 증가했다. 분기 매출은 역대 최대다. 회사 측은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되는 등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하며 완성차 판매량이 호조를 보였다”며 “현대위아의 공급 물량도 함께 증가해 성장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4륜구동 부품 판매가 늘면서 하반기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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