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특수 끝났다…에너지 가격 하락에 쉘·토탈에너지 '어닝 쇼크'

입력 2023-07-28 11:30   수정 2023-08-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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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록적인 실적을 냈던 에너지 기업들이 올해는 주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폭등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서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도 다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석유기업 쉘은 2분기 조정 순이익이 51억달러(약 6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115억달러)보다 55.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년 전인 2021년 2분기(55억달러)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직전 분기인 1분기(96억달러)와 비교해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쉘은 순이익 399억달러로 창사 이래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정유사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도 함께 상승했고 쉘의 거래 실적도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냈다.

그러나 올 들어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해 배럴당 120달러까지 올랐던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올해 상반기 6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천연가스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은 지난해 1메가와트시(㎿h)당 340유로까지 올랐으나 최근 28유로선으로 하락했다. 최고가의 10분의 1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셸은 이날 유가 및 가스 가격, 정제 마진의 하락, 액화천연가스(LNG) 거래 감소 등이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쉘의 가스 부문 수익은 1분기 49억달러에서 2분기 25억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프랑스 에너지 기업인 토탈에너지도 2분기 조정 순이익이 50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 줄었다고 밝혔다. 토탈에너지에 따르면 2분기 LNG 가격은 MMbtu(가스 열량 단위)당 평균 10달러로 지난해 8월 50달러의 5분의 1이다.

쉘과 토탈에너지를 비롯한 다수 에너지 기업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이를 대부분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주주 이익 제고에 사용했다. 2000년대 기업들이 셰일혁명 초창기 설비투자에 앞다퉈 나선 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에너지 기업들이 줄도산한 아픈 기억이 있어서다.

다만 청정 에너지가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전통 에너지 기업들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쉘은 “재생 에너지 발전 분야에서 다른 파트너와 더 협력하며 소비자들에게 저탄소 제품을 공급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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