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주소가 없는 해변을 자율주행 자동차가 찾아갈 수 있을까. 입구가 여러 개인 대형 경기장이나 아파트 단지에서 자율주행 로봇이 길을 잃지 않고 음식 배달을 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 스타트업 왓쓰리워즈(what3words)는 전 세계를 3mx3m 크기의 정사각형으로 구분해 각각의 정사각형에 고유한 세 단어 주소를 부여했습니다. 크리스 셸드릭(Chris Sheldrick) 왓쓰리워즈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가 한경 긱스(Geeks)를 통해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길 음성인식 기반 위치 기술을 소개합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자율주행 로보셔틀이 시승식을 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24시간 로보택시 운영을 검토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가 현재 진행 중인 만큼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자율주행이 미래산업의 ‘꽃’임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현상은 수치로 보면 더욱 괄목할 만하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켄지가 최근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 의하면 2035년 전체 이동 수단 중 자가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9%로, 2022년의 45%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로보셔틀과 같은 새로운 이동 수단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2년의 1%에서 8%로 급증할 것으로 예견된다.
모빌리티의 미래-자율주행과 음성인식
2023년 6월 한국에서도 서울 여의도와 청와대, 충북혁신도시 등 8개 지구가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지구로 신규 지정됐다. 현재로서는 버스·셔틀 등 대중교통 중심의 자율주행 서비스가 계획되고 있지만, 시범 운행을 통해 안전성과 신뢰성이 증명되는 시점이 오면 자율주행차는 급격히 상용화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스스로 주행하는 차를 신뢰하고 탑승하려면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력이 인간 운전자의 주변 환경 인식 및 주행 기능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현재 자율주행은 레벨 0부터 레벨 5까지 총 6단계로 구분되며, 많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레벨 2~4단계 개발에 진입해 있다. 레벨 5~6단계의 완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산업 변화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차량 성능과 기능을 개선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Software-defined Vehicles)로의 전환을 암시한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이 최근 1조원이 넘는 투자를 통해 전 세계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실제로 매켄지 미래 모빌리티 센터가 지난 3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30년까지 예상되는 전 세계 자동차 소프트웨어 및 전자기기 시장 규모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5.5%로, 2030년 기준 관련 시장 규모는 약 4620억달러(약 606조144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비전이 실현되기에 앞서 해결돼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고층 건물이 있는 도심 주행 시, 자율주행 차량에 꼭 필요한 위성 신호가 유실된다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화질(HD) 지도 활용 등 매핑 기술의 개선이 요구되며, 카메라, 라이다와 같은 핵심 장치들의 기술 혁신 및 도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자율주행차가 사람과 기계 간 친숙한 주소를 받아들이고 정확한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도로명 주소가 없는 해변이나 시골집 또는 입구가 여러 개인 경기장이나 아파트 단지에서는 특히 필수적이다. 자율주행에 적합한 음성 기술을 향상하는 것이 이를 위한 주요 발판이다.
음성인식에 특화된 위치 기술
음성이 주요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되는 환경에선 왓쓰리워즈(what3words)의 음성인식에 특화된 위치 기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차량 내 음성인식 시스템은 자율주행 시대 인공지능 비서 역할에 있어서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차량 내 제어시스템의 기능으로 작동하던 것을 넘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왓쓰리워즈는 위치를 전달하는 방식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를 가로세로 3m 크기의 정사각형으로 구분해 각각의 정사각형에 무작위로 지정된 3개의 단어로 만들어진 변하지 않는 왓쓰리워즈 주소를 부여했다.
모든 정문, 찾기 어려운 측면 통로, 대형 사무실 건물 입구 및 신축 부지에도 고유한 왓쓰리워즈 주소가 부여되어 있다. 예를 들어 ///춤춘다.즐겁게.팔월은 서울 올림픽공원의 이상적인 피크닉 장소로 안내한다. 왓쓰리워즈 앱은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웹페이지에서 온라인 지도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음성 입력에 최적화된 세계 최초의 주소 지정 시스템인 왓쓰리워즈는 투박한 자동 인터페이스에 긴 주소를 입력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주소 문제도 해결한다. 예를 들어 경기도에만 60여 개의 ‘중앙로’라는 이름의 도로가 있는데, 이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왓쓰리워즈 시스템을 적용한 자동차에서는 내비게이션을 활용할 때 3단어 주소를 지원하고 있어서 운전자는 별도의 터치 컨트롤 없이 음성 입력만으로도 정확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실제로 왓쓰리워즈 연구에 따르면 3단어 주소는 도로명 주소에 비해 25% 더 빠르게 음성으로 입력할 수 있으며, 왓쓰리워즈의 음성 주소 인식률은 135%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왓쓰리워즈 시스템을 채택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람보르기니, 재규어 랜드로버, 스바루 등과 같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매끄럽고 정확한 운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왓쓰리워즈 기술을 자사 시스템에 유기적으로 통합했다.
한국에서는 카카오맵, 티맵모빌리티, 아이나비시스템즈, 셔틀딜리버리 등 주요 업체들이 왓쓰리워즈를 도입해 일반 사용자 뿐 아니라 택시, 배달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정확하고 정밀한 위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가고 있다.
기술 통합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
모빌리티 기술은 자율주행이라는 목표를 향해 지금도 발전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기술을 통합하고 산업 간 협력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상호의존도야말로 지속해서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래를 선도하는 혁신 기업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핵심 태도일 것이다.
왓쓰리워즈는 혁신적인 3단어 주소 시스템을 지원함으로써 이 생태계에 기여하고자 한다. 빠르고 정확한 이동이 필요한 음식 배달, 승객의 정확한 승하차 위치 확인이 중요한 자동차 호출 서비스 등 개선된 위치 데이터의 필요성을 다양한 업계에서 이미 실감하고 있다. 영국의 우체국 서비스인 로얄 메일(Royal Mail)은 드론프렙(DronePrep), 스카이포츠(Skyports) 및 왓쓰리워즈와 협력해 드론을 통해 소포를 배송하는 최초의 영국 전역 택배 회사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날이 다르게 커지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기술을 발 빠르게 선택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자율주행 기술에서도 예외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모빌리티 시장의 큰 꿈을 이루기 위한 곳곳에서의 노력이 자율주행이라는 꽃을 피우는 날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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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셸드릭 ㅣ왓쓰리워즈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창업 전 전 세계를 다니며 대규모 음악 이벤트를 운영했던 크리스는 밴드 멤버들이 부정확한 주소 때문에 행사장을 찾아 헤매는 경우를 자주 경험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주소 체계는 충분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국제적인 솔루션을 찾기로 결심한 크리스는 위치를 말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인 왓쓰리워즈(what3words)를 공동 설립했다. 왓쓰리워즈는 전 세계를 3mx3m 크기의 정사각형으로 구분해 각각의 정사각형에 고유한 세 단어 주소를 부여했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에어비앤비, 론리플래닛, 국제연합(UN) 등 수천 개의 회사와 기관이 효율성과 고객 경험을 향상하고 심지어 생명을 살리기 위해 왓쓰리워즈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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