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자신의 자폐 성향 아들을 담당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 씨가 결과적으로 아들과 다른 특수아동들의 미래에 악영향을 준 것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8일 페이스북에 "부모 된 마음으로 주 씨의 행동이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렇게 비판했다.
노 전 회장은 먼저 주 씨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은 데 대해 "앞으로 주 씨의 아들을 담당할 모든 교사들은 항상 주 씨 아들이 녹음기를 소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면담을 건너뛴 고소로 인해 특수아동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이번에 피소를 당한 교사에 대해 동질감을 느끼고 나의 일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교사도 전문직이지만 특수아동 교사는 그중에서도 더 깊은 전문성을 가진 직업인"이라며 "전문성이 위축될 때 전문가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 용인시의 초등학교 특수교사인 A 씨는 지난해 9월 주 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당해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동료 교사들에 의해 공개된 당시 사건 경위서를 보면 A 씨는 주 씨의 아들 B 군의 행동을 지적하거나 제지하는 과정에서 주 씨로부터 고소당했다.
A 씨는 경위서에서 "너 교실에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왜 못 가는지 알아?" 등 반복적으로 단호한 어조로 말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B군을 학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어떻게든 학생의 교출(무단이탈)을 막아 학교 폭력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군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하고자 한 것일 뿐, B군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음을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주 씨는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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