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 설계는 상부 무게를 버티는 보가 없고 기둥에 슬래브(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바닥)가 바로 연결되는 형식이다. 기둥에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기둥을 지탱하는 전단 보강근이 필요하다. 콘크리트 역시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충분한 강도를 확보해야만 한다.
그러나 지난 4월 검단신도시 안단테 붕괴 사고 조사 결과,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전단 보강근 다수가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똑같이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91개 단지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철근 누락이 발견된 15개 단지 중 5개 단지는 이미 입주가 이뤄졌다. 이 중 1개 단지는 보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4개 단지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 뒤 보완 공사를 할 계획이다. 아직 입주가 시작되지 않은 10개 단지에 대해서도 입주 전에 보완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국토부는 민간이 발주한 아파트 100여 개 단지도 조사한다.
이 사장은 “15개 단지를 모두 조사해 한 치 의혹 없이 모두 책임지게 하겠다”며 “단지별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항이 있어 설계·감리·시공업체 리스트를 모두 확보한 상태”라고 했다.
특히 이번 철근 누락 사태의 원인을 두고선 “이권 카르텔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건설 분야에서 이권 카르텔에 대해 전반적인 혁신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LH는 4월 초 검단신도시 아파트 붕괴의 책임 논란에 자유롭지 않게 됐다. 지난 5일 국토부 조사 결과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모두 철근이 누락됐고, 콘크리트 역시 기준 강도에 못 미쳤다.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도 못했다. 이처럼 LH 발주 현장에서 연이어 부실이 발견되며 LH는 감독 부실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최근 경기 남양주 별내 신혼희망타운에서 발견된 추가 철근 누락 사례에서도 지하 주차장 기둥 16개 중 15개에서 전단 보강근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책임 소재를 두고 “시공사에 제공한 도면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시공사와 감리사의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공사는 “설계 도면대로 시공했다”는 입장이다. 다른 철근 누락 단지도 사정은 비슷해 향후 LH와 시공사 간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LH 공공택지지구인 경기 시흥 은계지구에선 수돗물에 이물질이 나온다는 집단 민원이 제기됐다. 원 장관은 수돗물 문제에 대해서도 구매 책임자와 감독자에 대한 수사기관 고발을 예고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