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CEO "전기차 시대에도 수퍼카는 차원 다른 시장"

입력 2023-07-31 16:30   수정 2023-07-31 16:33


"람보르기니는 꿈을 파는 회사입니다. 전기차 시대에도 우린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꿈꿨던 '드림카'를 계속 만들어낼 겁니다."

슈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사진)는 "수퍼 스포츠카는 브랜드 역사와 가치가 중요한 시장이고, 람보르기니의 소비자들은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서다.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수퍼카 업체들은 기로에 섰다. 내연기관 엔진 특유의 배기음과 운전하는 '맛', 스포츠카 브랜드로서의 본질을 지켜내면서 전동화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람보르기니의 출발은 좋다. 지난 3월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수퍼카 레부엘토를 내놓은 람보르기니는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14억2100만유로(1조 9922억원), 영업이익은 4억5600만유로(6394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7%, 7.2% 올랐다. 영업이익률은 32.1%에 달한다. 1년 전보다 0.1%포인트 더 올랐다.

윙켈만 회장은 "레부엘토는 2026년 초 생산량까지 주문이 꽉 찼다"며 "전기차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데, 레부엘토는 경량 탄소섬유 소재와 각종 신기술을 동원해 동급 가운데 최고의 출력 대 중량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출력에 비해 차 무게가 가벼워 속도를 내기에도 유리하다는 뜻이다.

람보르기니는 레부엘토를 신호탄으로 전동화 로드맵을 본격적으로 밟는다. 이미 확정된 5년 투자 규모는 모두 25억유로(3조5000억원)다. 브랜드 최고 인기 모델인 우루스, 우라칸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모든 라인업을 하이브리드차로 출시한다.

2028년 이후에는 순수 전기차를 내놓는다. 순수 전기차 출시 시점이 다소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지만 윙켈만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좋은 차만 있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의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전동화 모델을 내놓겠다"고 자신했다.

전기차 시대에도 후발주자는 따라잡지 못할 람보르기니만의 강점을 유지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람보르기니만의 성능과 드라이빙 즐거움을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신생 전기차 기업들이 수퍼 스포츠카를 구현해내는 기술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람보르기니는 한국 시장에 갈수록 더 큰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람보르기니가 여덟 번째로 많이 팔린 시장이었다. 올 상반기에도 국내 람보르기니 판매량은 182대에 달했다. 1년 전보다 23%나 늘었다. 대기 물량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윙켈만 회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대담하고 다이나믹한 주행 성능을 중시하는 것은 물론 람보르기니 브랜드를 소유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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