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매코믹(31·미국)은 지난 29일 미국 일리노이주 글렌뷰의 글렌 클럽에서 열린 NV5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딱 1개의 공을 사용해 라운드를 마쳤다.
세계 주요 프로골프 투어 사용률 1위 제품인 타이틀리스트 프로V1 공을 쓰는 매코믹은 이 대회 1라운드에서 2023년형 모델을 들고나와 경기했다. 그런데 2라운드에선 구형(2021~2022년형) 모델로 티오프 했다. 그가 1라운드가 끝난 뒤 숙소에서 구형 모델 공으로 퍼팅 연습을 했다가 이를 그대로 가방에 넣으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PGA투어는 로컬룰로 선수가 한 라운드에서 사용하는 공이 제조사는 물론 모델까지 같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만약 한 라운드에서 다른 모델의 공을 사용하면 실격 처리된다.
프로V1은 모델이 달라도 웬만해선 구분하기 어렵다. 로고 등 외형을 좀처럼 바꾸지 않아서다. 퍼팅 라인 정렬을 돕는 ‘스탬프’ 화살표 모양을 미세하게 바꾸는 정도다. 그래서 프로골퍼들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델 구분이 어렵다.
매코믹은 두 번째 홀에서야 문제를 깨달았다. 그는 “구형 공이 하나였기 때문에 공을 잃어버리는 순간 실격이었다”며 “긴장 속에 경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세 번째 홀에선 티샷 실수로 공을 깊은 러프에 빠뜨려 공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매코믹의 살얼음 경기는 동료 선수들이 같은 구형 모델 공을 구해주면서 겨우 해결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