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건설 등 소외株 볕 들 때 왔다"

입력 2023-07-31 18:07   수정 2023-08-01 00:43

2차전지 랠리에 힘입어 달아오른 국내 증시가 8월에는 다시 박스권 장세에 들어설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관련주가 과열 단계에 진입한 만큼 반도체 건설 기계 등 그동안 소외된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사 “8월 증시는 숨 고르기”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8월 코스피지수 예상 변동폭(밴드)은 △키움증권 2480∼2700 △현대차증권 2440∼2660 △교보증권 2500~2750 △NH투자증권 2526∼2698 등이었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상단 평균(2702)과 비교해 보면 이날 종가(2632.58) 대비 최대 추가 상승폭은 2.6%에 그친다.

증권사들은 7월 국내 증시가 개인을 중심으로 한 ‘2차전지 열풍’으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과열 우려가 커지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7월 수출액에서 2차전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연초 1.8%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2차전지의 높은 성장성이 실적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투자 심리도 한풀 꺾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 내 포스코그룹 시가총액 비중은 최근 3.7%까지 확대됐지만 영업이익 비중으로 따지면 오히려 4월 3.5% 수준에서 하락세를 보여 2.9%까지 줄었다”며 “에코프로그룹주 역시 코스닥시장 내에서 시총 비중이 높아졌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8월 말 예정된 미국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입장 변화 가능성도 증시 변수로 꼽힌다. 8월에 고용과 물가가 상승세로 전환한다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8월 미국 잭슨홀 미팅, 기업 실적, 2차전지 수급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방향성을 다시 탐색하는 구간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건설 등 소외업종 주목”
증권사들은 2차전지에 쏠린 투자심리가 한풀 꺾이면 그동안 상승 랠리에서 소외된 업종 및 종목들로 수급이 분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반도체, 건설, 기계, 소프트웨어 등을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 꼽았다. 반도체는 업황이 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건설은 우크라이나 재건과 미국 건설경기 호조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웨어 업종은 미국 기준금리가 향후 하락한다는 전제하에 투자할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2024~2025년 예상 순이익 증가율이 높음에도 현재 주가와 비교해 저평가된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2024~2025년 평균 순이익 증가율은 335.7%로 전망됐지만,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38.4%에 그치고 있다.

반도체업계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024~2025년 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125.8%, 88.1%로 예상되지만 연초 이후 주가 상승 폭은 25.7%, 63%로 이익 증가 예상치에 비해 낮은 편이다. SK이노베이션, HD현대중공업 등도 주목할 종목으로 제시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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